"미신 때문에~"..치마 슬쩍하다 주인 꾀에 덜미

2010-03-24     뉴스관리자
미신 때문에 치마를 훔친 60대 노인이 치마가 몸에 맞지 않아 바꾸려고 다시 도둑질을 하다 호기심 많은 주인의 꾀에 걸려 덜미를 잡혔다.

   24일 서울 광진경찰서가 준강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정모(66)씨는 동네 공원에서 어울리는 노인들로부터 "여자 치마를 훔쳐 입으면 돈이 생기고 복도 들어온다"는 얘기를 듣고 솔깃했다.

   이에 정씨는 11일 새벽 3시께 중랑구 이모(52.여)씨의 집에 들어가 마당에 널려 있던 꽃무늬 치마 한 벌을 들고 나왔다.

아침에 일어난 이씨는 없어진 치마가 아깝기보다는 도둑이 누구인지 궁금해졌다. 안 그래도 동네에 치마가 자주 없어진다는 소문이 돌던 터였다.

   이씨는 도둑이 또 오리라 보고 그날 밤 검은색 주름치마를 마당에 널었다. 치마를 눈에 띄지 않게 바늘로 꿰매고 실오리 한쪽은 왼손에 감아둔 채 잠자리에 들었다.

   한편 집에 돌아가 치마를 입어본 정씨는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 허리가 작아 제대로 입을 수 없었고 미신이 효험을 보지 못할 것만 같았다.

   정씨는 밤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다음날 새벽 2시께 이씨의 집에 다시 들어갔다. 훔친 치마를 빨래건조대에 내려놓고 다소 헐렁해 보이는 주름치마를 집어든 순간 정씨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어떻게 알았는지 주인 이씨가 소리를 지르며 현관문을 열고 뛰어나왔던 것.

   정씨는 손에 들고 있던 주름치마를 내던진 채 줄행랑을 쳤지만 얼마 못 가 뒤쫓아온 이씨에게 멱살을 붙들려 경찰에 넘겨졌다.

   정씨는 경찰에서 "벌이는 사업마다 실패해 돈이 없던 차에 미신 얘기를 듣고 치마를 훔쳤다. 치마가 맞지 않아 돌려놓으려고 다시 갔다가 다른 치마를 보고 마음이 움직였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