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치든 못 고치든 돈은 내라"..황당 AS 주의보

2010-03-25     백진주 기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백진주 기자] 고장난 프린터를 고치려고 AS센터에 문의했더니 수리여부와 상관없이 방문비용부터 청구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해당업체는 직원이 실수로 비용 안내를 잘못했다고 해명했지만, 소비자는 수리비용이 겁이 나서 다른 제품을 구입한 다음이었다.


이영래(남)씨는 지난 3월 11일 신도리코 레이져 프린터에서 귀에 거슬리는 소음이 발생해 AS센터로 문의 전화를 했다. 1년 전 100만원이 훌쩍 넘는 비용을 지불한 고가 제품이었다.

이 씨가 프린터 상태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자 상담원은 AS기사가 방문하는 비용으로 5만1천700원을 내라고 했다. 이 씨는 고장원인을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비용부터 안내하는 상담원의 태도를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웠다.

어떻게 그런 비용이 산정된 거냐고 묻자 상담원은 “고치든 못 고치든 방문 시에는 무조건 5만1천700원을 지불해야 한다. 만약 수리시 부품 교체가 필요하면 그 비용은 별도로 청구 된다"고 답했다.

이 씨는 납득할 수 없는 업체 측의 일처리에 화가 나 AS요청을 철회했다. 그리고는 울며 겨자먹기로 다른 제품을 구입했다. 방문비와 수리비를 합치면 배보다 배꼽이 클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 씨는 “수리도 하지 않고 무조건 돈부터 내야 한다니 기가 막힐 뿐”이라며 “방문비가 5만원이 넘으면 수리비용은 대체 얼마란 소리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신도리코 관계자는 “콜센터 직원이 잘못 안내한 부분이다. 많은 전화상담을 진행하다보니 수리과정에 대한 설명 없이 결론만 서둘러 안내해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해명했다.

비용 내역에 대해서는 “총 수리비용은 출장비 1만원(VAT별도)+기술료 3만7천원(VAT별도)+부품비로 책정된다. 출장비는 방문시 일괄 청구되는 금액이고 기술료와 부품비는 실제로 수리가 진행되었을 때 부과하는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기술의 난이도에 상관없이 기술료가 획일적으로 청구되는 것에 대해서는 “제품군으로 분류해 기술료를 책정한다”고만 답했다.


결국 이 씨는 업체 측이 사과를 받는 것 외에는 어떤 보상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