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성의 The Stage 21]

뮤지컬 '홍길동'

2010-03-26     뉴스관리자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지방에서 관주도 뮤지컬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개발 되어질 작품수도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뮤지컬 “홍깅동”은 전라남도 장성군이 추진해온 홍길동 문화 컨텐츠 산업의 일환으로 장성군과 사단법인 서울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함께 제작하는 뮤지컬이다.


기존 우리에게 알려진 홍길동의 호쾌한 활약상보다는 인간적인 삶의 고충과 주변인들과의 관계를 부각시키며 사실과 허구를 버무르며 팩션 뮤지컬로 거듭난 것이다.
즉, 피페한 백성들에게 삶의 안위와 희망을 제시하며 당시의 왕의 주변과 양반 사회에 팽배했던 모반, 반역, 더 높은 권력에의 의지로 충만한 배다른 형 일동의 인륜을 져버린 모습이나 연인 배수진과, 주변 인물들의 생활적인 상황과 묘사가 많다보니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풍운아로서의 길동이나 백성의 눈물을 닦아주려 했던 민초의 영웅이나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호쾌하고  마술같은 몸놀림등의 기대하는 활약상들이 다소 미비한듯하다.


대나무 발과 멍석의 이미지를 결합시킨 짙은 회색톤의 막과 작화는 서민적이면서도 전통적인 보편성을 획득하는데 일조했으나 부분 부분 너무 모던한 질감의 셑트는 의상과의 통일된 조화감을 이루는데 상이한 부분으로 나타나기도 했지만 공간 구성에서 심플한 사선이나 고목 나무의 방사형 구조 또한 오래된 전설같은 사선 라인을 활용한 거리감과 현실의 참담함으로 표현되는 이미지들이 상당히 세련되어 미학적인 측면에서도 만족할 만 했다.
또한 나비 한마리로 의인화된 길동의 정신과 이미지는 극장안에 신비로운 과거의 향수처럼 소박한 날개짓으로 노래하는 모습이 일상적인 삶에서 일탈하여 극적 호기심을 유발시켜 인상적이었지만 관객이 많지 않아 크지않은 호응뿐 아니라 큰 객석을 채우는 싸늘한 공기를 배우들의 열정만으로 채우기에는 부족했다.


우리 금융 아트 홀에서 했던 일련의 작품들을 보면서 음향쪽의 개선과 효과적인 방법에 대한 강구가 절실하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애초부터 극장 시설을 점검하면서 음향쪽에 상당한 비중과 각별한 신경을 써서 설계하거나 시설을 한 걸로 아는데 오퍼레이팅의 감각적인 문제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늘 전체적인 사운드의 볼륨이나 바란스등이 적절치 못해 극에 몰입을 상당히 방해 요소로 작용한 듯 해 안타깝다.
이번 공연에서도 라이브와 부분적으로 MR을 함께 사용한듯했으나 인성과의 바란스가 원활하지못해 라이브의 매력을 찾아내기 힘들었다.

또한 당시 너나없이 배부르고 차별 없는 세상, 장성! 이상향의 남쪽의 또 다른 조선이었던 장성의 특별함이 언문이 아닌 시각적으로나 외형적인 이미지가 각인시키는데 다소 무리가 있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 한편으론 관 주도 뮤지컬이지만 작품으로 승부하려 했다는 생각이 들어 다행이라고 여겼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미지의 땅인 장성의  대표적인 산수나 풍광등이 없어 조금 막연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모든 창작 초연에서 확실한 완성도를 기대한 것 자체가 무리이겠지만 멋지고 가능성있는 부분이 많으니 이번 한번으로 끝나지 않고 조금씩 보완을 한다면 분명 애초에 의도한만큼 이상의 문화컨텐츠로 부각 할 수 뮤지컬 “홍길동”의 더 멋진 모습을 기대해 본다.
공연은 2010.02.18~ 2010.04.18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




글_유희성(서울시뮤지컬 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