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vs사조산업, "참치캔 내가 2등이야!"

2010-03-30     윤주애 기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오뚜기와 사조산업이 참치캔시장 2위 자리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그동은 줄곧 3위에 머물던 사조산업이 지난 2월 한 달간 오뚜기보다 참치캔을 더 팔아 15년만에 2위 자리를 탈환했다. 사조산업은 내친김에 올 상반기 중으로 참치캔 시장점유율 20%를 달성해 2위 자리를 굳히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에 대해 오뚜기는 고작 한 달 실적으로 2위 탈환 운운하는 것은 성급한 일이라며 그 의미를 축소했다.

사조산업은 30일 리서치 전문회사인 AC 닐슨의 조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참치캔 시장 점유율(판매량 기준)이 16.2%로 오뚜기기의 15.1%를 앞질렀다고 밝혔다. 1등을 독주하고 있는 동원F&B의 점유율은 68%로 나타났다.

사조산업은 1994년까지만 해도 시장점유율 9.5%를 기록하며 오뚜기(5.8%)를 앞섰지만, IMF 외환위기로 경영이 어려워진 1995년부터 오뚜기에 2위 자리를 뺐겼다.

사조산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조참치 가격할인 행사 등으로 판매량을 늘린 끝에 지난 1월 시장점유율을 16.8%로 높여 오뚜기(19.1%)를 바짝 추격했다. 그리고 그 기세를 살려 지난 달에는 2위 자리를 되찾은 것이다.

사조산업이 참치캔 시장에서 최근 선전을 하게 된 데는 자체 영업망 구축이 커다란 역할을 했다. 사조산업은 1998년부터 10년 동안 다른 식품회사의 영업망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위탁영업을 시행했고, 그 결과 2007년 말 시장점유율이 5.3%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사조산업은 2004년 인수한 사조해표(구 신동방)의 영업망을 통해 2008년부터 다시 참치캔 직접 판매를 시작했고, 그에 힘입어 지난해 점유율을 11.5%(연평균)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이와 관련해 김형환 사조그룹 마케팅실장은 “횟감용 참치 점유율 1위 기업의 자존심에 걸맞게 2010년 목표인 참치캔 시장점유율 20%를 상반기 중으로 달성하기 위해 성장 드라이브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오뚜기측은 사조산업이 고작 한 달 판매량을 놓고 너무 호들갑을 떤다고 애써 의미를 축소하면서도 내심 경계를 늦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사조산업이 2월 한 달간 판매량으로 시장점유율 2위를 탈환한 것은 가격행사가 많이 이뤄졌기 때문”이라며 “가격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을 봤을 때 자사가 14.1%(사조산업 13.7%)로 앞섰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사조산업이 최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점유율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3월 판매량을 봐야 (2위를 탈환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참치캔으로 약 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오뚜기는 1998년부터 줄곧 2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부동의 2위 자리를 굳히는 듯했다. 하지만 사조산업의 거센 공세로 최근 시장점유율이 10% 중반대로 곤두박질을 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