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군 모곡리'곡소리'.."홍천군수가 이 고통 알까?"

2010-03-31     이경환 기자

<사진설명=석담 광산 앞 채광지역 전경 토양이 미소 카드늄 등으로 범벅 돼 하천을 오염시키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경환 기자]폐광산에서 나오는 갱내수(철분성분)로 하천오염이 심화 돼 논란이 됐던 지역에 골프장 건설이 진행되면서 지역주민들과 공사업체간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일요일인 지난 28일 강원도 홍천군(군수 노승철) 서면 모곡3리 주민 20여명이 폐광인 석담광산 입구인 골프장 공사 출입구에 차량과 중장비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공사 차량 출입을 차단했다. 공사 차량 진입 통제는 27일부터 계속되고 있었다.


27일 홍천경찰이 출동해 진상 조사를 벌였고 28일에는 정보과 형사까지 나와 현장 조사를 했다. 그러나 홍천군은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성토가 쏟아지고.있다.


주민들은 "홍천 군수는 이 지역이 폐광산으로 인한 수질 오염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골프장 건설 때문에 주민들이 이렇게 고통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발 벗고 나설 분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소음과 수질 오염 문제를 군수를 포함한 담당 공무원들에게 적극 알려 골프장에 대응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복원이 시급한 하천이 골프장 건설로 인한 폐수로 다시 심각하게 오염되면서  주민들은 식수 조차 제대로 먹지 못하는 등 불안에 떨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설명=폐광 침출수로 오염 돼 붉은 색을 띄고 있는 모곡 3리 개천>


30일 강원 홍천군과 장락개발 등에 따르면 장락개발은 홍천군 서면 모곡리 일대에 163만648㎡규모의 골프장을 건설키로 하고 지난해 11월 착공에 들어갔다.

착공에 앞서 장락개발은 지역주민들과 '골프장 건설 중에는 대형 작업 차량이 장락골을 통과하지 않도록 하겠다, 하천을 오염시키지 않겠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약정서를 체결했다는 것.

그러나 최근 공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시행사 측은 약정서에 담긴 내용을 어긴 채 공사를 진행했고, 최근 임신한 소가 유산을 했는 데 공사장 출입 차량의 소음 때문이라는 게 주민의 주장이다. 

특히 방재 설비로 하천 오염을 방지하겠다는 당초 약속과는 달리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공사장 토사가 하천으로 그대로 흘러 들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더우기 공사장 토사는 예전 폐광지역의 오염물질이 묻여 있는 곳이어서 주민들은 용출된 납과 카드늄등 중금속이 하천을 더  심각하게 오염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 하천은 비소와 카드뮴, 아연 등이 하천을 오염시켜 지난 해 환경부로 부터 복원 우선순위인 I등급으로 지정됐던 곳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인근 주민들은 식수 조차 마음대로 먹지 못하는 등 마을 전체가 불안에 떨고 있다.

마을주민 김모씨는 "지난29일 시공사와 가까스로 협의점을 찾아 공사를 재개하고 있지만 언제 또 하천을 오염시킬 지 몰라 불안하기만 하다"면서 "임신했던 소가 유산이 될 만큼 소음과 하천 오염이 되고 있는 만큼 명확한 대책이 마련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 관할 당국인 홍천군청 공무원들은 인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뒷짐'을 지고 있다.

군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모든 사업장에 대해서 계도하고 있지만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매일 나가서 점검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시공사와 주민들이 자체적인 협의를 통해 공사가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락개발 관계자는 "주민들과 원만한 합의를 했고, 앞으로도 주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공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재 강원도에는 미착공을 포함해 30개 이상의 골프장이 건설 중이어서 환경파괴로 인한 주민들과의 마찰이 계속 될 전망이다.


<사진설명=주민들이 자신들의 차로 중장비 출입을 차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