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팎 곱사등 개미~억울해"..수익률-60%에도 '모르쇠'

2010-04-01     임민희 기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금융사들이 펀드 가입자 유치에 열을 올리면서도 500만원 이하의 소액투자자에 대해서는 사후 관리를 소홀히 해 투자자들의 피해를 키우고 있다는 불만을 사고 있다.


단체 발송되는 메일이나 우편으로 형식적인 투자정보는 제공하고 있지만, 정작 투자자에게는 가장 중요한 문제인 수익률 하락시 환매 권고는 문자만 보내고 있는 실정이어서 피해 대처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사연을 제공한 경남 마산시 양덕동에 사는 강정현(여.36세) 씨는 은행을 통해 파생상품에 가입했다가 수익률이 크게 하락해 낭패를 봤다. 강 씨는 원금손실보다도 은행 측이 소액투자라는 이유로 전화나 문자한통 보내지 않는 등 관리를 소홀히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강 씨는 2007년 3월 경 주거래 은행이었던 외환은행 마산지점을 통해 파생상품인 ‘삼성 제이 리츠(J-REITs) 종류형재 간접투자신탁 제1호 클래스4’에 3년 만기로 가입했다.

그는 원금보장이 되는 상품을 원했고, 당시 은행 직원은 부동산 파생상품인 일본리츠를 권유했다. 수익률이 높지는 않지만 주식시장처럼 크게 떨어지지도 않는다는 말에 130만원을 3년 거치형태로 가입했다. 투자금이 많지 않아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수익률 상황이 알고 싶어서 은행 측에 문의했더니 은행사이트나 ARS전화를 이용하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어쩔 수 없이 ARS로 전화를 걸었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용어만 나열될 뿐 접근이 쉽지 않았다. 강 씨는 그래도 혹시 수익률이 크게 떨어지면 은행이 한번쯤은 연락을 해올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3년 동안 은행 측으로부터 수익률과 관련해 연락은커녕 문자한통 받지 못했다.

강 씨는 올 3월 만기에 맞춰 통장을 들고 은행을 찾았다가 황당한 얘기를 듣게 됐다. 수익률이 -60.60%로 떨어져 돈이 48만3천원밖에 남아있지 않았던 것이다. 수익률이 크게 떨어졌는데도 왜 알려주지 않았냐고 따졌지만 은행 측은 '고객이 많아 일일이 다 연락할 수 없다. 시스템상 500만원 이하의 소액투자자에게는 별도로 전화하지 않는다'고만 대답했다. 또 "3년을 거치하면서 한 번도 조회를 안 한 투자자에게도 잘못이 있다"고 강 씨의 책임을 지적했다.  

강 씨는 "수익률 하락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가 져야한다는 건 알았지만 수익률이 그렇게 떨어지고 있는데 전화나 문자 한통 없었다는 것은 납득이 안 된다"며 "소액투자자도 고객인데 상품만 판매하면 그만이라는 식의 발상으로 제대로 정보를 알려주지 않아 더 큰 금전적 손해를 입었다"고 분개했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 마산지점 관계자는 "강 씨는 2007년 가입시 이메일 등록이 되어 있어 매월 펀드운영보고서를 보내 드렸으며, 분기별로 나오는 운용보고서는 실제로 우편발송이 됐는지 확인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강 씨가 가입 당시 펀드 상품이라는 것을 알았는데도 3년 동안 자신의 수익률을 한번도 조회해보지 않은 것은 납득이 안된다"고 되레 문제를 제기했다.

설령 강 씨가 이메일을 보지 못했다고 해도 조금만 관심이 있었으면 은행의 콜센터나 지점 직원을 통해 얼마든지 자신의 수익률 현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또 "소액투자의 경우 직원들이 개별적으로 연락을 드리지는 않지만 수익률의 5~10% 이상의 변동이 생기면 문자메시지를 통해 알려주는데 강 씨의 경우 고객의 요청에 의해 SMS 수신이 거부되어 있다"며 "이 펀드는 일본 리츠로 다른 주식형 상품과 달리 회복속도도 느리고 예금전환을 해도 기대하기 어려워 환매하도록 권유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강 씨는 "가입 시 담당직원에게 이메일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얘기했고 운용보고서도 2년 정도만 받았을 뿐"이라며 은행 측의 해명의 반박했다. 강 씨는 또 "SMS 수신을 거부할 이유도 없고 수익률 현황을 알기 위해 은행에 찾아갔지만 ARS를 통해 직접 알아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며 은행 측의 무책임한 태도에 분개했다.     


은행, 보험, 증권사 등은 주식이나 파생상품 등에 가입한 고객에게 이메일과 문자메시지(SMS) 수신 등록을 받고, 매월 나오는 펀드운영보고서(이메일)와 3개월 단위의 운용보고서(우편 또는 이메일), 수익률 현황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 주가폭락 등으로 수익률이 크게 변동하는 경우에는 전화를 통해 이를 통지해주고 고객이 환매시기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소액투자자에 대해서는 전화 대신 문자 통보만 하고 있어서 강 씨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