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연극 ‘대학살의 신’

매너 있는 전쟁, 매너 없는 코미디

2010-03-30     뉴스관리자


두 부부의 과격한 코미디 연극 ‘대학살의 신’이 오는 4월 6일부터 대학로 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연극 ‘대학살의 신’은 두 소년이 놀이터에서 벌인 싸움 때문에 언쟁을 하게 되는 그들의 부모에 대한 이야기다. 공연을 일주일 앞두고 진지함이 가득한 연극 ‘대학살의 신’의 연습실을 찾았다. 어디에서나 한 번 쯤 일어날만한 아이들의 싸움, 또 어른들의 싸움, 이들 속에서는 전혀 타협이라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다.



 


 


연극 ‘대학살의 신’은 소소한 부부간의 논쟁을 통해 부르조아 계층의 허례허식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재미와 동시에 대사를 곱씹어 보게 하는 유머 넘치는 블랙코미디다. 이 작품은 한국 연출의 거장 한태숙이 연출을 맡고, 연기파 배우 박지일, 김세동, 서주희, 오지혜가 출연해 보다 더 유쾌한 공연을 선보인다. 연습실 중앙에는 편안해 보이는 소파와 테이블이 놓여있다. 그러나 두 부모들의 표정은 전혀 편안해 보이지 않는다.



 


 


이들은 처음엔 고상하고 합리적인 모습으로 아이들 문제를 합의하려고 하지만 대화는 논쟁이 거듭할수록 점차 과격해지고 유치해지고 극단적으로 변해간다. 극 중에 이 부모들은 크게 소리도 질러야 하고, 삿대질도 해야 하고 더불어 몸싸움까지... 그렇기에 배우들의 체력소모도 만만치 않다. 휴대폰을 손에서 절대 놓지 않는 변호사 알렝 역을 맡은 박지일 배우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연습실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심각한 와중에도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벨소리, 결국 휴대폰은 쓸 수 없게 돼 버린다.


두 부모의 논쟁으로 집안은 점점 엉망이 되어가고 배우들의 파워풀한 연기와 히스테리한 광기로 극은 흥미진진해 진다. 연극 ‘대학살의 신’은 신랄하면서도 유쾌한 모습을 통해 나와 이 사회의 본성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될 듯싶다.



뉴스테이지 글_김지연 기자, 사진_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