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가짜 백신 대량 유통.."위험성 멜라민 버금가"

2010-03-31     뉴스관리자

산시(山西)성에서 백신을 접종한 어린이 70여 명이 사망하거나 질환을 앓고 있다는 언론의 폭로로 '살인 백신' 공포감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대표적 제약회사가 가짜 백신을 대량 제조, 시장에 유통시켜오다 적발됐다고 중국 언론들이 31일 보도했다.

언론들은 장쑤(江蘇)성 창저우(常州)의 백신 제조업체인 '장쑤옌선(江蘇延申)생물과기회사'가 장기간 가짜 백신을 제조, 판매해오다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국에 적발돼 이 업체 고위 간부 7명이 체포되고 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됐으며 우수의약품 제조기준(GMP) 증서가 취소됐다고 전했다.

이 업체는 백신 제조 과정에서 식별이 쉽지 않은 첨가물을 주입, 백신 검사 기준치를 충족했지만 그 효능은 진짜 백신보다 훨씬 떨어질 뿐 아니라 이 첨가물의 위험성까지 멜라민에 버금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의 가짜 백신 제조는 상당히 오랜 시간에 걸쳐 이뤄졌으며 최근 수년간 생산된 백신의 절반 이상이 가짜일 것으로 추정돼 최소 100만 명분 이상이 시장에 유통된 것으로 보인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심시어(Simcere)그룹이 이 업체의 지분 50.77%를 소유하고 있으나 가짜 백신 제조에 연루됐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1995년 설립돼 1996년 의약품 제조허가를 받은 장쑤옌선은 2008년 중국 내 유행성 감기 백신 판매량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고 광견병 백신시장 점유율이 11%에 이르는 중국의 대표적인 제약업체다.

지난해 9월 중국 당국이 승인한 6개 인플루엔자 A[H1N1](신종플루) 백신 생산 기업에도 포함돼 지난해 국가 공신부로부터 630만 명분의 백신을 주문받았다.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국은 그러나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며 아직 최종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언론 보도를 확인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중국경제시보(中國經濟時報)는 최근 자사 기자들을 동원, 조사한 결과 산시성에서 지난 4년간 위생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B형 간염 등 '변질 백신'을 접종한 후 최소한 4명의 어린이가 숨지고 74명의 어린이가 식물인간이 되는 등 심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지난 17일 폭로했다.

산시성 당국은 즉각 공급됐던 백신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으나 중국 위생부는 언론 보도 직후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