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시판 유모차서 발암 물질 검출

바렌테스트 시험결과...국내선 안전기준 조차 없어 대책 시급

2006-10-22     백상진 기자
    유모차에서 암을 유발하는 유해물질이 독일에서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유모차는 그러나 어린이용 장난감과는 달리 유해물질 사용·제조 금지규정이 없다.

    독일 소비자센터연맹은 유해물질로 오염된 제품들을 제조업체가 즉각 회수처리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독일 품질검사기관인 바렌테스트에 따르면 시판중인 유모차 15개 제품중 10개 제품의 손잡이, 등받이, 손잡이를 덮는 천, 방수용 덮개 등에서 다핵탄화수소(PAK)와 연화제 프탈라트, 아연유기결합성분이 검출됐다. 바렌테스트는 최근 이 내용을 홈페이지인 스티프퉁바렌테스트(www.stiftungwarentest.de)를 통해 공개했다.

    이 내용에 따르면 PAK는 암을 유발하는 유해물질로, 시험대상 제품중 Hauck 202432와 Knorr Buddy 등 2개 제품의 손잡이와 등받이 등에서 나왔다. 어린이들이 이 부분의 접촉을 통해 녹아나와 체내로 흡수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연화제인 프탈라트도 9개 제품에서 검출됐다. 프탈라트가 나온 제품은 Esprit, Herlag, Chicco, Inglesina, Bebe Confort, Maclaren, Hauck 202432, Knorr, Bugaboo 등이다. 프탈라트는 생식기능에 장애를 초래하고 장기적으로 간과 신장에도 유해한 물질이다. 주로 손잡이 등 플라스틱과 방수용 비닐 덮개에서 나왔다.

    아연유기결합물질도 ABC Design 등 10개 제품에서 검출됐다.

    독일 소비자연맹측은 “어린이들은 어떤 부분이든지 입이 닿으면 빠는 경우가 많다”며 “피부가 닿은 곳이면 유해물질이 나와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 유모차를 구입할 때는 플라스틱, 방수용 비닐덮개 등에서 강한 냄새가 나는 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특히 방수용 비닐 덮개가 PVC로 제조된 것은 다른 제품으로 교환할 것을 당부했다.
    
    독일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된 유모차는 다행히 국내에 수입·시판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이런 물질에 대한 안전기준이 없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유모차의 안전기준을 규정한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 안전검사기준(부속서 15번)에 따르면 합성수지 제품 및 도료로 도장한 부품에 대해 8대 중금속(납, 안티몬, 비소, 바륨, 카드뮴, 크롬, 수은, 셀레늄) 검사를, 수지가공한 원단을 대상으로 포르말린 검사를 하도록 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