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두산' 2020년 글로벌 200대 기업 꿈꾼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이민재 기자] 한국기네스협회에 등재된 그룹이 있다. 올해로 창립 114주년을 맞은 최장수 그룹 두산이 그 주인공이다.
하지만 100살이 훌쩍 넘은 이 그룹은 스스로를 ‘청년 두산’이라 부르고 있다. 끊임없는 변화, 원칙 있는 환경 적응력이 두산의 성장 동력이자 핵심 DNA이기 때문이다.
두산그룹의 모태는 1896년 현재 종로 4가에 해당하는 서울 배오개 시장에 문을 연 ‘박승직 상점’이다. 이후 1951년 박승직의 아들 박두병이 ‘두산상회’로 개명하며 현재의 두산이 등장했다.
초기 두산은 동양맥주, 두산산업, 동산토건(현 두산건설), 한양식품 등을 설립하면서 소비재 산업, 무역과 건설업 등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1996년 두산의 소리없는 변신이 시작됐다.
1996년은 창업 100주년이었지만 외환위기를 앞둔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두산은 소비재 산업만으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 연간 세계시장규모 수천조원에 달하는 인프라 지원 사업(ISB. Infrastructure Support Business)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인프라 지원 사업은 도로, 철도, 항만, 공항 등 기존 사회 간접시설에 에너지, 국방, 생산설비, 물류와 운송설비 등을 총망라한다.
이를 위해 우선 가지고 있던 한국네슬레, 한국3M, 한국코닥 지분과 OB맥주 영등포 공장을 매각해 현금 확보에 주력했다. 이어 1997년에 음료사업을, 1998년에는 주력사업인 OB맥주와 서울 을지로 본사 사옥도 매각했다. 외환위기로 국내 유수의 기업들이 쓰러졌지만 두산은 이를 통해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을 찾아 나설 수 있었다.
첫 출발은 2001년 현 두산중공업에 해당하는 한국중공업의 인수였다. 인수 당시만 해도 소비재 사업을 하던 두산이 중공업을 맡을 수 있겠냐는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두산중공업은 저 수익 사업이던 제철, 화공 사업을 정리하고 발전, 담수 등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했다. 이후 2003년 두산건설(고려산업개발)과 2005년 두산인프라코어(대우종합기계)등을 인수하며 대표적인 중공업 그룹으로 도약했다.
또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담수설비(두산하이드로테크놀러지),발전소 보일러(두산밥콕),친환경 엔진(미국 CTI사), 소형 건설장비(밥캣) 등 인프라지원사업(ISB) 분야에서 원천기술을 확보한 외국 회사들도 차례로 인수했다.
두산의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구조조정을 진행한 1998년 3조3천억원이던 매출이 2009년에는 21조원을 넘어섰다. 2010년에는 매출 24조4천억원, 영업이익 1조6천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두산은 2009년 처음으로 포춘이 선정하는 글로벌 500대 기업에 진입했으며 변화와 혁신을 통해 10년 후에는 글로벌 200대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박용현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2010년은 새로운 10년의 시작이다. 두산은 지난 10년 동안 괄목할 만한 변화와 성장을 일궈냈다. 이제 우리는 두산의 새로운 도약의 역사를 써나가 이 10년이 끝나는 2020년에는 글로벌 200대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