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사, 돈 물어줄 땐 거북이?..분실물 처리에 넉달

2010-04-14     이경환기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경환 기자]대형택배회사가 물건을 분실하고도 수차례에 걸쳐 보상을 지연시켜 소비자의 불만을 가중시키고 있다.

경기도 안양시에 살고 있는 장형숙(여.28)씨는 백화점에서 근무할 당시인 지난해 12월께 고객이 주문한 제품을 동부택배를 통해 배송을 요청했다.

약속한 날짜가 지나도 제품이 배송되지 않는다는 고객의 전화를 받고 장 씨가 동부택배 측에 확인한 결과 같은 달 29일 제품이 분실된 것으로 드러났다.

담당직원도 분실사실을 인정해 장 씨는 지난 1월께 해당 업체의 사고접수팀에 분실내용을 접수했지만 1개월여가 지나도록 보상은 물론, 아무런 통보도 없었다.

제품을 배송받기로 한 고객의 원성이 높아지면서 장 씨는 다시 한번 해당 업체에 전화를 걸었지만, 담당직원은 "15일 후에 다시 전화를 달라"는 답변만 했다.

별다른 방법이 없었던 장 씨는 15일 뒤에 동부택배 측에 전화를 걸었고 또 한번 '15일을 기다려 달라'는 일방적인 통보만 듣고 전화를 끊을 수 밖에 없었다.

화가 난 장 씨가 이번엔 동부택배 본사 측에 전화를 걸어 항의하자 본사 직원은 '직접 처리해주겠다'면서 다음 날 제품 대금을 입금시켜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 약속 마저도 3차례에 걸쳐 지켜지지 않았다.

장 씨는 "사고접수한 지 벌써 4개월여가 지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보상처리 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더 황당한 건 이제 본사 담당자는 전화 조차 받지 않고 피하는 등 고객을 기만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회사 측의 실수로 피해를 본 고객을 외면하는 동부택배 측의 대응에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동부택배 관계자는 "해당 지점에 내부적인 문제 등으로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처리가 늦어졌다"면서 "곧 보상금액을 입금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