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또 공장 가셨나?"..임종호 롯데햄 사장의 현장사랑
임종호 롯데햄 사장은 오늘도 청주공장으로 출발한다. 일주일에 1번씩 충북 청주공장이나 경북 김천공장을 방문해 위생적으로 제품이 생산되는지, 생산과정에서 문제는 없는지 점검하는 것이 그의 주요 일과다.
1980년대 청주공장이 막 지었을 당시 현장에서 1년간 생활을 한 덕분에 누구보다도 공장지리는 꿰뚫고 있다. 임 사장은 청주공장 뿐 아니라, 김천공장도 직원을 대동하지 않고 혼자 돌아다니며 현장경영을 펼치고 있다. 롯데햄 직원들도 어느날 임 사장의 차가 눈에 띄지 않으면 공장에 갔다고 생각할 정도다.
임 사장이 이렇게 열심히 공장을 찾는 이유는 한 가지다.
어린 아이들이 먹는 햄을 보다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제조환경을 철저히 관리하기 위해서다. 자신이 사원시절부터 햄 제품을 개발.기획했던 경험이 있어서 조직을 운영하는데 현장경영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고 있다.
▲임종호 롯데햄 사장이 롯데햄 신제품 판촉전시회'에서 직접 시식을 준비하고 있다.
◆ 히트상품 제조기.. '햄 구운자국' 특허도 내
실제로 임 사장은 '롯데 비엔나' '네모난 소시지' 등 히트상품을 선보인 장본인이다.
임 사장은 서울대학교 축산학과를 졸업한 뒤 롯데햄에 입사해 햄 제품 대부분을 생산하는 청주공장에서 현장생활을 한 뒤 서울로 올라와 개발부에서 기획업무를 담당해왔다.
임 사장은 햄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식물유를 첨가시킨 소시지(Sausage)의 제조방법(1983년)' '구운자국을 낸 소시지의 제조방법 및 그 장치(1988년)' 등의 특허를 출원한 바 있다. 식물유를 첨가시킨 소시지는 비타민 E를 0.01% 첨가하고, 리놀레이산을 50% 이상 함유시킨 식물유를 소시지에 적용하는 특허다. 스모크햄 등 구운 자국이 있는 햄들은 임 사장의 특허기술을 거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 사장은 사원부터 시작해 2008년 12월 대표이사로 승진한 이후에도 공장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제조과정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임 사장은 2008년부터는 소비자들이 꺼려하는 식품첨가물을 함유하지 않은 신제품을 선보이며 식품업계에 '친환경'바람을 몰고 오는 데 일조했다.
마더스뷰(Mother's View)에서 발색 및 보존제 역할을 하는 아질산나트륨을 뺀 햄을 출시한 것을 필두로 '엄마의 정성' 시리즈의 비엔나, 햄, 프랑크 제품에는 아질산나트륨, 색소, MSG를 사용하지 않았다. 앞서 출시된 '아이엔나' '아이프랑' '아이만두' 등 아이시리즈 제품에서는 MSG, 합성착색료, 에리쏘르빈산나트륨을 뺐다.
◆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만 만든다"..지난해 자발적 리콜 화제
당시 임 사장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햄이나 소시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햄이나 소시지에 대한 품질 및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홍보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신념은 시판중인 제품에도 반영되고 있다.
2009년 4월 기준치 이하지만 불안해하는 소비자를 위해 아질산염이 함유된 일부 어육소시지 제품을 자발적으로 회수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데햄은 자체분석 결과 일부 수입 원료(연육)에서 아질산염이 검출돼 시중에 판매중인 키스틱 등 약 212t에 대해 자발적으로 리콜을 실시했다.
아질산염은 햄.소시지의 발색 및 보존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식품첨가물이다. 롯데햄은 어육 소시지 제품에 아질산염(허용기준치 0.05g/㎏)을 사용하지 않지만, 뒤늦게 일부 수입원료에서 기준치 이하의 소량이 검출됐었다.
한편 임 사장은 평소 건강관리에도 힘쓰고 있다. 자신이 건강해야 회사도 운영할 수 있고,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햄 생산에 차질이 생기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그래서 골프는 싱글이고 직원들과 함께 등산을 즐긴다. 이 외에도 여러가지 운동을 잘해 사내에서는 만능 스포츠맨으로 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