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띠제 르노삼성 사장의 피끓는 '품질경영'
"소비자의 불만이 제기되면 매우 엄하게 임원들을 질책하는 사장님 때문에, 전 임직원은 품질관리와 민원해결에 전사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수 없지요."
르노삼성자동차 한 고위 관계자의 전언이다. CEO가 목숨 걸고 품질에 매달린다는 소리다.
실제로 매주 월요일 장 마리 위르띠제 사장 주재로 열리는 르노삼성 임원회의는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살벌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경우가 잦다.
품질문제에 대해 담당임원이 명확하게 상황을 파악하지 못허거나, 적절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면 사장의 불호령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임원회의의 첫 보고는 항상 품질 본부 차지다.
위르띠제 사장은 전체적인 민원 건수만 보고 받는 것이 아니라, 부품 하자 및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소소한 의견까지 살핀다고 한다. 회의 시간의 절반이 품질과 관련된 언급으로 채워지기 일쑤.
일각에서는 임원 회의가 아니라 품질관리 회의라고 불러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그러니 회사 전체가 소비자 불만을 해결하고 품질을 개선하는 일에는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
위르띠제 사장은 임원회의를 서울 본사만이 아닌 기흥 연구소, 부산 공장 등을 돌아가며 주재한다. 현장의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위르띠제 사장은 항상 입버릇처럼 "품질은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소비자 불만에 결벽증을 보일 정도로 적극적 대처에 나서는 그의 경영철학이 그대로 묻어나는 말이다.
현장 경영 행보가 딱히 이슈가 되지 않을 정도로 공장 방문도 잦다.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부산 공장을 찾아 제조라인을 점검하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
그 결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르노삼성 하면 '품질' 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2002년부터 마케팅 인사이트가 조사한 고객만족도(CSI) 조사에서도 이같은 결과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이 조사는 종합 체감 만족도, 초기품질, 내구품질, 상품성, 영업만족도, 서비스만족도 등의 항목에서 실시되며, 르노삼성은 8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같은 품질 만족도에 힘입어 르노삼성은 지난 3월에는 회사 출범 이래 월별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뉴 SM3'와 '뉴 SM5'는 주문이 폭주해 부산 공장이 풀가동을 하고도 물량을 다 대지 못하는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르노삼성은 3월 내수에서 1만3천980대, 수출에서 1만1천552대를 팔았다. 내수와 수출을 합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1.2%, 수출은 무려 406.7%나 늘었다.
1분기 실적도 사상 최대다. 작년 동기 대비 100.7% 늘어난 6만3천923대를 팔았다.
판매가 이처럼 호조를 보이는데도 르노삼성은 내부적으로 긴장을 풀지 않고 품질 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3월 위르띠제 사장은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신제품 초기품질 안정화와 더불어 CSI 전 부문 및 9년 연속 1위 달성"이라는 2010년 경영 우선과제를 제시했다.
르노삼성은 올 하반기 '뉴 SM5 2.5'와 '뉴 SM3 2.0' 모델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마찬가지로 하반기 출시예정인 현대차의 아반떼 후속 모델과 기아차의 K5에 맞서 얼마만큼의 점유율 확대를 이뤄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위르띠제 사장은 지난 2006년 3월 르노삼성차의 사장으로 취임한 뒤 철저한 현지화로 한국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힘쓰고 있다.
개인적으로 한국 배우기에도 공을 들여 매주 2시간씩 한국어를 공부했으며, 한국이미지연구원에서 주관한 한국 문화체험 CEO 과정도 이수했다.
취임 첫해 부산공장에서는 두루마기를 걸치고 고사를 지내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