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이 이름팔고 직원이 서명.."그래도 돈내!"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이민재 기자] 11년 전 이혼한 남편이 명의를 무단 도용해 전 부인을 체납자로 만든 기막힌 사건이 발생했다.
전 남편에 의한 명의도용 사실이 밝혀지고, 위성방송 업체 직원이 계약서에 대신 서명을 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업체는 막무가내로 체납금 납부를 요구해 소비자가 억울함을 호소했다.
안산시 사동의 권 모(여.41세)씨는 지난 2008년 12월 20일 스카이라이프로부터 42만원의 요금이 미납됐다는 독촉장을 받고 깜짝 놀랐다.
지금껏 스카이라이프를 사용한 적이 없던 권 씨는 업체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경기도 가평소재의 펜션에 자신의 명의로 스카이라이프 9대가 설치됐다는 황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
명의도용을 의심하며 경찰서에 신고한 권 씨는 놀라운 사실을 듣게 됐다.
조사결과 11년 전에 이혼한 전 남편이 권 씨의 명의를 도용해 자신이 운영하는 펜션에 6대의 스카이라이프를 설치했다가 자금난으로 인해 지난 2007년 10월에 펜션을 매각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남편에게 펜션을 양도받은 새 건물주가 동의 없이 기존 권 씨의 명의로 3대를 더 추가해 총 9대의 스카이라이프가 설치됐다. 이 과정에서 계약서의 서명은 스카이라이프 설치기사가 직접 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2008년 10월 건물주가 사기죄로 구속되면서 현재까지 사용료가 계속 연체된 것이다.
권 씨는 지난 1월 경찰에서 받은 명의도용확인서와 업체직원이 사인했다는 내용증명서를 업체에 발송했다. 하지만 3개월이 넘도록 확인 후 담당자가 연락을 줄 것이라는 답변만 늘어놓을 뿐 스카이라이프 측은 구체적인 해결법을 제시하지 않았다.
그 바람에 42만원이었던 미납금은 어느새 100만원이 됐고 신용정보회사로부터 유체동산강제집행 예고장만 수차례 날아왔다.
권 씨는 “사용은커녕 신청조차하지 않은 요금을 독촉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경찰조사에서도 명의도용인 것으로 밝혀졌는데 답답할 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대해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명의도용 같은 경우 소비자가 경찰의 확인서를 보내면 내용확인 후 감액이나 전액삭감 등의 해결법을 제시한다. 현재 내용파악을 진행 중이며 최대한 빨리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녹색소비자연대 관계자는 “명의도용을 떠나 서비스에 가입된 소비자가 직접 서명한 계약서가 없음으로 유효한 계약이 아니다. 권 씨의 경우 이혼한지 상당기간이 지난 후 전 남편이 명의를 도용 무단 가입했기 때문에 아무런 법적책임이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