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 연구소 사상 첫 구제역 발생..전국확산 비상

2010-05-01     윤주애

강화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충남으로 번졌다.


특히 소와 돼지의 품종 개량 등을 연구하는 축산연구소에서 사상 최초로 구제역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달 30일 구제역 의심 신고가 들어온 충남 청양군 정산면 축산기술연구소의 의심 증상 모돈(어미돼지) 1마리에서 시료를 채취해 정밀검사한 결과 '양성'으로 판명됐다"고 1일 밝혔다.

축산연구소에서 발견된 구제역은 혈청형이 'O형'으로 인천 강화, 경기 김포, 충북 충주에서 발병한 것과 같다. 농식품부는 강화나 충주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축산연구소로 전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천 강화-경기 김포-충북 충주에 이어 충남 청양으로까지 확산되면서 현재까지 전국 4개 시.도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이는 역대 구제역 가운데 가장 광범위한 범위다.


살처분 규모도 점점 불어나고 있다. 지금까지 인천 강화에서 3만1천278마리, 경기 김포에서 425마리, 충북 충주에서 1만1천537마리가 살처분된 데 이어 충남 청양에서도 5천495마리가 살처분 대상에 올랐다. 모두 합치면 4만8천735마리에 달한다.

살처분 규모로는 아직 역대 최대였던 2002년(16만155마리)을 넘어서지 않았지만 살처분 보상금은 2002년 수준을 넘어설 전망이다. 2002년 지급된 살처분 보상금이 531억원이었는데 이번엔 8차 발생 농장인 충주 때까지 집계된 액수만 530억원이다.

더구나 이번 구제역은 또 일반 가축 농가가 아닌 축산연구소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축산연구소는 가축에 관한 한 전문가들이 모인 국가기관이다. 그 역할도 종우(씨소), 종돈(씨돼지) 등을 개량해 번식용 정액이나 새끼가축를 분양하는 일이다.

또 소나 돼지의 품종.품질 개량 등을 연구해, 일반 사육 농가에 비해 철저하고 전문적인 방역과 위생 조치가 취해진다. 그런데도 구제역이 걸렸다는 점에서 전반적인 방역 체계의 부실 우려를 낳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반 가축 농가는 구제역에 걸려도 축산연구소가 걸려서는 안 되는데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 연구소는 충남도가 운영하는 곳으로, 소와 돼지를 합쳐 1천540마리를 기르고 있다. 이 중에는 종우, 종돈이 포함돼 있으나 모두 살처분 대상이 됐다. 또 연구소가 보관 중인 소.돼지의 정액, 사료 등은 모두 폐기 처분된다.

방역 당국은 구제역의 침입 경로를 밝혀내기 위해 밤을 새워 역학조사를 벌였지만 명쾌한 단서는 포착하지 못했다.

이창범 축산정책관은 "연구소는 외부에서 가축을 들여온 일도 없고, 연구원들이 해외여행을 다녀오거나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한 일도 없다"며 "사료 반입이나 가축 출하 과정에서, 또는 직원들을 통해 옮겼을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