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가게' 영세상인의 희망이 될까?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앞에 일군의 사람들이 모였다.
중소상인살리기전국네트워크와 사업조정신청지역전국연석회의, 전국유통상인연합회(준),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 소속의 중소상인들이다.
이들은 4월 국회에서 기업형 슈퍼마켓(SSM) 규제법안 처리가 무산된 것을 항의하고 5월 임시국회에서 법안을 처리해줄 것을 촉구하기 위해 이날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업형 슈퍼마켓은 대형유통업체들이 대형마트를 축소해 골목상권을 파고든다는 이유로 논란이 되고 있다. 상인들은 “정부와 여당이 생존권을 위협받는 중소상인들의 절박함을 외면하고 법안 통과를 무산시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최근 4년 동안 대형마트 매출은 9조2천억원 증가한 반면 재래시장 매출액은 9조3천억원이 줄었다고 한다.
한편, SSM규제법안 처리가 무산된 직후인 지난 3일 전국에 200여 개의 나들가게가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나들이를 가고 싶은 가게라는 뜻으로 작명된 '나들가게'는 동네 슈퍼마켓을 새단장하면서 붙인 이름이다. 중소기업청이 영세한 동네슈퍼를 대상으로 간판 교체비용을 비롯한 점포시설 개선 비용을 최대 1억원까지 융자해주고, 경영 컨설팅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슈퍼마켓을 돕는 사업이다.
SSM에 맞서 중소상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항마로 등장한 것이 바로 나들가게다.
좁고 칙칙한 동네 슈퍼마켓의 이미지를 벗어던진 나들가게에 대한 반응은 일단 나쁘지 않다.
지난 3일 문을 연 서울의 한 나들가게 주인은 "오픈한 지 얼마 안돼서 매출을 말하긴 그렇지만 어제(5일)는 전에 비해 배로 늘어났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나들가게 신청자들도 줄을 잇고 있다. 서울지방중소기업청 관계자는 “이미 나들가게 신청 점포가 3천여곳 가량 밀려 있는 상태로 접수를 그만 받아야할지 고민” 할 정도라고 했다.
하지만 나들가게의 앞날을 낙관하기는 어렵다.
가장 큰 문제는 가격 경쟁력이다. 공동구매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이지만 현재의 점포수로는 아직 요원한 일이다.
또 대형마트들이 연일 파격가 세일과 각종 경품 이벤트를 진행하는데 비해 나들가게는 할인 경쟁에 뛰어들만한 자금적 여유나 정책적 지원이 전무한 상태이다.
빚을 얻어 문을 연 나들가게마저 실패할 경우 중소상인들은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자가 4.5%로 싼 편이기는 하지만, 1년 뒤부터는 원금상환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소상인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시작된 나들가게가 절망의 덫으로 바뀌지 않기를 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