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필러 조심하세요"..식약청, 무허가제품 조사중

2010-05-07     윤주애 기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가짜 필러가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드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조사에 나섰다. 가짜 필러로 시술을 받은 환자 가운데 부작용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어 일선 의료기관이 긴장하고 있다.

서울시 강남구에서 병원에 근무중인 A씨는 최근 필러시술을 받은 환자 중 일부가 잇따라 부작용을 호소하자, 제품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생겼다. A씨는 해당 필러를 판매한 회사에 부작용 사례가 속출한다고 문의했지만 되려 '병원의 잘못된 시술 때문이 아니냐'는 말만 들었다.

A씨는 "현재 환자 5명 가량이 해당 제품을 시술받은 이후 코 주변이 붉고 검게 변하는 등 부작용을 호소했다. 벌써 10개월째 주입된 필러를 녹이고, 순수한 필러를 주입하는 시술을 병행하고 있음에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는 환자가 있다"고 털어놨다. A씨는 분명히 판매자가 해당 제품이 식약청 허가를 받았다고 해서 사용했던 것인데, 지난 3월말에야 무허가 제품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A씨는 "식약청에 알아보니 총 5개 필러 제품 중 1개만 지난해 9월에 허가를 받았고, 나머지 4개는 무허가 제품이었다"며 "1개 제품의 경우 의료기기로 허가를 받기 4개월 전에 유통된 것"이라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문제의 필러제품은 지난해 9월21일 수입업체 B사(서울 신림동)가 식약청으로부터 의료기기 허가(품목허가번호 09-947호)를 받았다. 문제는 당시 허가된 품목이 'C제품 1ml'뿐이었다는 점이다.

이 제품을 판매하던 D사(서울 방이동)는 홈페이지를 통해 '독일 수입 완제품 명품 필러'라고 홍보했다.

이와 관련해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D사 대표 최모씨와 연락을 시도했으나, 전화연결이 되지 않았다. D사와 A씨를 연결했던 E사의 관계자는 수입업체인 B사에 책임을 떠넘겼다.

그러나 B사는 지난해 10~11월 경영난으로 9월21일 식약청 허가를 받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가 문을 닫은 것으로 드러났다. B사가 문을 닫기 전에 대표가 바뀌어 9월 이전에 무허가 필러 제품을 국내에 공급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알 길이 없었다.

식약청은 A씨의 민원을 접수하고 가짜 필러제품이 유통됐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식약청 의료기기관리과 관계자는 "이번 무허가 필러에 대한 민원을 접수하고 해당 업체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식약청 의료기기 심사 및 허가를 담당하는 재료용품과 관계자는 "'C제품 1ml'를 제외한 4개 품목은 허가된 적이 없는 제품"이라며 "B사에 이어 올 1월18일 N사(경기도 역곡동)가 같은 제품을 허가받은 적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독점판매계약이 아닌 경우 여러개 수입업체가 같은 제품을 의료기기로 허가받아 국내에 유통시킬 수 있다. 이 경우 수입업체와 의료기관 사이에 판매자가 1곳 이상 생길 수 있다는 것.

한편 필러는 최근 동안열풍에 힘입어 '보톡스'처럼 간단한 주사시술로 주름 등을 제거하거나, 얼굴에 볼륨감을 주는 '쁘띠성형'으로 각광받고 있다. 따라서 보건당국은 필러가 체내에 투여하는 특성상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안전성을 검증받아 의료기기로 허가된 제품만 유통시키도록 하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비의료인에 의한 불법 시술, 가짜 필러제품의 유통 등으로 인해 부작용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장충현 강북삼성병원 성형외과 교수의 필러 부작용 사례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03년 3월부터 2008년 2월까지) 조사대상의 45%가 고통을 참기 어려운 염증이 발생했다는 것. 120명의 부작용 치료사례를 분석한 결과, 검증되지 않은 물질을 사용한 무허가 시술로 인해 염증(45%), 얼굴윤곽 변형(35.8%), 감각이상 및 이물감(19.2%) 등 심각한 부작용 사례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