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수입차' 부품값 좀 깎자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수입차 판매가 불티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사상 최대치를 갱신할 정도였다.
이 같은 소식에 국내 자동차업체들의 주름은 깊어지겠지만, 수입차 운전자들은 내심 반색 할지도 모른다. 판매량이 증가하는 만큼 AS센터도 많아지고 부품 가격도 내려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한 꿈이 실현되기에는 아직 요원해 보인다. 수입차업체들의 속내를 살펴보면 부품공급이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 차원이 아닌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탓이다.
최근 손해보험업계가 흥미로운 자료를 내놨다. 벤츠와 아우디, BMW를 비롯한 유명 수입차 브랜드의 국내 부품 가격이 자국보다 최고 50%까지 비싸다는 내용이었다.
벤츠 E350와 아우디 A8 3.2 콰트로의 경우 부품 가격이 독일에 비해 평균 40% 이상 비쌌다.
폭스바겐 페이톤V6 3.0 TDI 08년형의 경우 30% 가량 높은 가격에 판매됐으며, BMW 530i는 12.3~18.3%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수입차 업계는 "차량 가격처럼 부품 가격도 해외에서 들여오는 운송비용과 관세 등으로 30~40% 정도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수입차 업체들의 해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완성차는 가격을 내릴 여지가 있는데 부품 가격은 고수한다는 게 아귀가 맞지 않다.
실제 작년 말부터 수입차 업체들은 일제히 400~500만원씩 차량 가격을 내렸다. 3천390만원에 출시된 폭스바겐 골프 2.0 TDi의 경우 2천960만원인 쏘나타 2.0 풀옵션에 비해 가격 차이가 불과 400만원 남짓하다. 닛산의 '뉴 알티마' 또한 2.5 모델 가격이 3천390만원으로 쏘나타 2.4와 300만원 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이미 업계에서는 수입차업체들이 차량 가격 인하에 따른 손실을 벌충하기 위해 높은 부품 가격을 고수하고 있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에 따라 국산차 운전자들이 애꿎은 피해자로 전락하고 있다.
국산차 운전자가 수입차와 사고를 냈다면 비싼 부품 가격 덕에 할증 부담을 안고서라도 자동차보험의 대물배상 처리를 할 수밖에 없다.
보험사들은 정비업체에 지급하는 비싼 수리비를 보전하기 위해 전체 가입자들의 보험료 인상에 나서게 된다. 현 제도상 국산·수입차를 구분해 보험료를 인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수입차의 비싼 부품 탓에 발생한 손해를 국산차 소비자들이 함께 나눠지게 되는 셈이다. 통탄할만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