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음료 마신 뒤 곧바로 양치, 치아에 毒"

2010-05-19     윤주애 기자
탄산음료를 마신 뒤 곧바로 양치를 하면 오히려 치아 손상이 높아진다는 실험결과가 나왔다.

경희의료원 소아치과 박재홍 교수팀은 콜라, 사이다 등 산성 음료수를 마신 뒤 곧바로 양치질을 했을 때 치아 표면의 변화를 조사한 결과, 산성 음료가 치아 부식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콜라와 사이다 등의 탄산음료는 pH 값이 2~3에 해당한다. 보통 중성 pH 값을 7로 봤을 때 0~6은 강한 산성, 8~14는 알칼리성으로 구분한다. 맥주(pH 4)와 오렌지주스(pH 3~4)도 산성 음료에 해당한다.

산성 음료에 의한 부식 정도를 치아 표면의 `거친 정도(Sa)'로 측정한 결과, 콜라 또는 스포츠음료에 1시간 정도 치아를 노출시키자 Sa 수치가 크게 높아졌다. Sa 수치가 높다는 것은 산에 의해 부식이 많이 진행됐음을 의미한다.

특히 콜라를 마시고 10분 후 양치질을 했을 때의 Sa 수치는 콜라를 마신 뒤 30여분 동안 타액(침)으로 중화작용을 거쳤을 때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이 같은 부식 정도를 원자현미경으로 촬영한 결과 정상 치아 표면은 매끈한 데 비해 산에 노출된 치아의 표면은 매우 거칠고 중간 중간 구멍이 뚫린 것처럼 녹아내렸다.

박재홍 교수는 "치약에는 치아표면을 닦아내기 위한 연마제가 들어 있기 때문에 산성 음료를 마신 후 바로 양치질을 하면 산성 음료 자체의 부식효과에 연마제 작용이 더해져 오히려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성음료를 마신 후에는 곧바로 양치질을 하기보다 물이나 양치액으로 가글하거나, 30분에서 1시간 정도 후 칫솔질을 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치아 부식 예방을 위해 우유나 치즈처럼 치아 표면이 단단해지도록 돕는 식품을 섭취하고 산성음료를 마실 때는 빨대를 사용해 빨리 마시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