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개인파산 신청 10만명 첫 돌파… 워크아웃은 급감

2006-12-17     백상진 기자
    빚 갚을 능력이 없어 개인파산을 선택한 채무불이행자가 올해 처음으로 10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최근들어 개인 워크아웃 등을 통해 빚을 갚으려는 채무자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반면 개인파산 제도를 이용해 빚갚기를 아예 포기하는 채무자는 급증해 '도덕적 해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나라당 김정훈(金正熏) 의원이 17일 금융감독원, 대법원, 신용회복위원회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0월말까지 법원에 접수된 개인파산 신청은 모두 9만6천200건으로, 지난해 전체 신청건수(3만8천800건)의 2.5배에 달했다.

    특히 지난 4월 이후 신청건수가 매달 1만건을 넘어서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11월에 이미 10만명선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됐다.

    개인파산 신청은 지난 2000년 329건에 불과했으나 2001년 672건, 2002년 1천335건, 2003년 3천856건, 2004년 1만2천300건 등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이는 2003년 신용카드 대란과 2004년 이후 경기침체로 금융채무 불이행자가 크게 늘어난데다 과거와는 달리 법원이 개인파산 신청을 비교적 쉽게 받아주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개인파산 제도는 1962년 파산법이 제정되면서 도입됐으나 실제 신청이 받아들여진 것은 지난 97년 3월이 처음이었고 90년대말에도 사례가 거의 없었다.

    김 의원은 "법원이 개인파산을 결정한 뒤 금융거래 중단 등 각종 불이익을 없애주는 면책허가율이 지난 2000년 57.5%에 그쳤으나 올해는 98%에 달해 이를 노린 허위 파산신청도 크게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이 개인파산 신청이 크게 늘어나면서 어떻게든 금융기관과 협의해 빚을 갚는 방법을 찾아보려는 채무자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개인 워크아웃을 신청한 채무불이행자는 지난 2004년 28만7천300명에서 지난해 19만3천700명으로 줄었고 올해는 지난 10월말 현재 7만3천500명에 그치는 등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