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도약 꿈꾸는 '소탈한 CEO'...이재우 신한카드 사장
2010-06-14 임민희 기자
이재우 사장과 직원들은 이날 딱딱한 회의실을 벗어나 자유로운 남산 숲길을 거닐며 평소 궁금했던 회사생활과 그간 애로사항을 주고받으면서 돈독한 시간을 보냈다. 사원들은 '어려운 사장님'이 아닌 회사선배이자 인생선배로서 조언을 아끼지 않는 이 사장의 소탈한 모습에 인간미와 유대감을 느꼈다.
'소탈한 CEO' 이재우 사장의 인기 비결

그는 지난 2007년 10월 부임한 이래로 직원들의 고충과 애환에 귀 기울이는 '소통 경영'에 힘써왔다. 실제로 '한 가족'이라는 공동체 의식 고취를 위해 대화합 행사와 산행은 물론 전 지점 및 센터방문, CEO 특강, 임직원 간담회 등 지속적으로 '현장 경영'을 실천해왔다.
지난 3일에는 본사 임직원 180명과 함께 영등포 타임스퀘어 내 CGV에서 영화관람 및 호프(Hof) 행사를 가졌고 1일에는 거시경제를 연구하는 사내 동아리 모임에 참여해 회원들과 함께 거시경제 변화가 카드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또한 지난 1월에는 서울 명동에 있는 한 커피숍에서 신임 부서장 20여명과 티타임을 갖고 회사의 경영방침과 비전을 공유했다.
이 사장이 임직원과의 소통을 중요시하는 것은 임직원 모두가 애사심과 주인의식을 갖고 자발적으로 주도해나갈 때만이 진정한 '1등 회사'로 거듭날 수 있다는 고집스런 경영철학 때문이었다. 이 사장의 이러한 소통경영은 적중했고 현재 '카드업계 1위 CEO'로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성공적 통합․내실경영으로 업계 1위 '수성'
이재우 사장은 지난 1982년 신한은행 창립 멤버로 입행 후 88년 첫 지점장 발령을 시작으로 5개 지점장과 중소기업지원부장, 개인고객부장 등 중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1년에는 개인고객담당 부행장과 최고고객책임자(CCO)를 4년간 역임하고 2006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을 거쳐 2007년 10월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당시 신한카드는 LG카드와 합병으로 국내 카드사로는 최초로 이용회원 1천만 명을 돌파하는 등 대형카드사로 발돋움하는 중요한 시기였다. 이 사장은 무리한 회원 수 늘리기 등 몸집불리기 보다는 LG카드와 신한카드의 실질적 통합과 내실경영에 치중해 업계 1위 카드사로서의 면모를 확고히 세웠다.
그 결과 지난해 신한카드 실적은 8천568억원을 달성하며 돋보적인 1위를 수성했다. 이는 신한은행 7487억원을 앞지르는 수치로 지난해 신한금융지주가 은행권에서 최대 규모의 당기순이익(1조3천억원))을 올리는 데 효자역할을 톡톡히 했다.
현재 신한카드 고객은 1450만명, 은행·증권 등 전국 1천개가 넘는 저비용 모집 채널을 확보했다. 이렇듯 신한카드의 성장으로 말미암아 신한금융그룹은 국내 금융지주사 가운데 은행·비은행 부문의 가장 이상적인 포트폴리오를 갖춘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재우 사장은 14일 신입사원들과 남산을 오르며 격의없는 대화를 나눴다.
'고객감성' 소프트 경쟁력 강화로 승부
이 사장은 '리딩 카드사'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기 위해 올해 경영비전을 ‘Soft 경쟁력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로 선포했다. 기존 카드업계가 할인서비스, 포인트 적립, 무이자 서비스 등 가격경쟁 위주였다면 앞으로는 직원역량 강화와 기업문화 발전을 통해 '고객감성'에 어필하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이 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시장과 고객 니즈의 변화를 예의주시해 남과는 다른 차별화된 전략으로 한발 앞서 시장을 선점해 나가겠다는 뜻과 외형에 걸맞은 질적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실제로 이 사장은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기 위해 ‘6시그마’를 도입해 각 사업본부 핵심인력으로 ‘블랙 벨트’를 구성하고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과제를 선정해 2~6개월 단위로 수행하고 있다. 현재 6시그마 전문인력으로 107명을 양성해 놓은 상태이며 제안활동, 학습동아리 등 남다른 성과를 내고 있다.
이 사장은 또 고객만족과 다양한 니즈를 살피기 위해 지난 4월 임직원 1천400여명과 서울 시내 지하철역, 전국 주요 지역 등지에서 '고객의 날' 행사를 갖고 시민들에게 직접 기념품을 나눠주며 고객만족경영 실천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이밖에도 '1510' 전략을 세우고 향후 회원수 1천500만 명 달성과 신한카드를 메인카드로 사용하는 고객 1천만명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객과 직원들과의 소통경영을 통해 '업계 1위' CEO로서 성공가도를 달려온 이재우 사장. '소프트 경쟁력'이란 차별화된 전략으로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이 사장이 향후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