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지혈제, 사망 위험 15% '뚝'
2010-06-15 온라인뉴스팀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London School of Hygiene and Trophical Medicine)의 이언 로버츠 교수는 40개국의 1만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트라넥사민산의 효과를 연구한 결과 이 성분을 응급투여한 집단의 사망률이 15% 더 낮게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현재 트라넥사민산은 선진국에서 비필수 수술 중 지혈제로 쓰이지만 외상 환자용으로 처방되는 약물은 아니다.
로버츠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부상 후 8시간 안에 트라넥사민산 주사를 투여한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출혈로 사망할 확률이 15% 낮게 나타났다.
또 장기부전이나 뇌 손상 등 다른 원인으로 사망할 확률도 10% 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트라넥사민산은 이미 특허가 만료돼 1g당 4.5달러로 저렴한 편이다. 1회 투여량은 2g이다.
로버츠 교수는 "이는 생명을 구하는 가장 저렴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 약이 혈관이나 심장에 혈전을 형성하거나 뇌졸중, 심장마비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으나 이번 연구에서는 이같은 부작용 위험이 발견되지 않았다.
전세계적으로 사고는 5~45세 인구의 두 번째 사망원인이며 매년 60만명의 외상환자가 과다출혈로 사망한다. 연간 600만명이 외상으로 사망하는데 이는 에이즈나 말라리아, 결핵 사망자를 모두 합친 것보다 더 많다.
연구진은 트라넥사민산을 어디서나 쉽게 쓸 수 있게 된다면 한 해 7만~10만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약은 어린이에게는 시험되지 않았지만 유사하게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는 게 연구진의 견해다.
한편 로버츠 교수는 지난주 세계보건기구(WHO)에 트라넥사민산을 '필수 의약품'으로 지정해 줄 것을 신청했다. 이 목록에 등재된 의약품은 WHO와 유니세프 등 유엔 기구들이 구입, 개발도상국에 공급할 수 있게 된다.
로버츠는 "트라넥사민산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 전쟁지역이나 마찬가지인 개발도상국의 응급실에서 사망자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의학 학술지 '랜싯' 인터넷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