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주에 웬 개털?".."곰팡이라니까"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시중에 유통된 메주에서 검은색 털로 추정되는 이물이 발견됐다.
그러나 해당업체 측에서는 동물의 털이 아닌 '곰팡이'라고 주장해 소비자와 갈등을 빚고 있다.
경기도 궁내동의 이 모(여.40세)씨는 지난 13일 된장을 만들다가 깜짝 놀랐다. 2개월 전에 A사에서 구입했던 메주에서 개 또는 고양이의 털로 보이는 털뭉치가 여기저기서 발견됐던 것.
이 씨에 따르면 2개월간 소금물에 메주를 담궜다가 된장을 만들기 위해 치대는 과정에서 털이 발견됐다고. 메주를 담궜던 소금물은 간장을 만들고, 건진 메주와 고추가루 등을 섞는 과정에서 발견된 것이었다.
이 씨는 "예전에 담근 된장 위에 이번에 만든 된장을 담았는데, 곳곳에서 머리카락으로 보이는 이물이 너무 많아 황당하고 역겨웠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 씨는 "하지만 해당업체 측에서는 되려 털이 아닌 곰팡이라고 우겼다"면서도 "지금까지 이런 곰팡이를 본 적도 없고, 구입하기 전에 이런 설명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해당업체 측에서는 메주 5천여개를 만들면 50~60개에서 이 같은 곰팡이가 생긴다고 해명했다.
A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에서는 건조대가 따로 설치돼 있고, 망에서 메주를 말리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매년 메주를 만들면서 그런게 생긴 적이 있었다. 이상하게 생각해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대학교수에게 문의했더니, 털처럼 보이는 곰팡이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회사측에서는 그동안 메주에 생긴 검은 털 같은 이물에 대해 정확하게 검사를 받은 적은 없지만, 그런 메주로 담근 장맛은 일품이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씨가 지적한 이물에 대해 정밀조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혀왔다.
실제로 학계에 따르면 메주를 만들 때 털곰팡이(Mucor), 거미줄곰팡이(Rhizopus) 등이 관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주의 내부에 공기가 원만하게 유통되면 누룩곰팡이 등 호기성 미생물이 번식한다. 하지만 이 과정 속에서 하얗거나 거뭇한 실같은 곰팡이가 생길 수 있다는 것.
한 식품학과 교수는 "육안으로 봤을 때 털처럼 보이는 곰팡이도 있다. 사진상으로 봤을 때 곰팡이로 보이지 않지만, 실물에 대해 검사해봐야 명확히 알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