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피자 등 외식업계 영양표시 '부실'

2010-06-22     윤주애 기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피자, 햄버거, 아이스크림 등 외식업계에도 영양표시가 의무화 됐지만, 일부 업체들이 이를 소홀히 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실제로 유명 외식업체들의 홈페이지를 살펴본 결과 31곳 중 9곳은 영양표시가 미흡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손숙미 의원(한나라당)은 해당업체들을 조사한 결과 3곳 중 1곳이 소비자들을 만족시킬만큼 영양표시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초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어린이 비만 저감화를 위해 햄버거, 피자, 아이스크림 등에도 영양표시를 의무화했으나 사후관리가 소홀하지 않느냐는 주장이다.

현행 어린이식생활안전관리특별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어린이 기호식품을 조리.판매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영양표시를 의무화 했다. 이들 업체는 메뉴판, 게시판, 포스터 등에 90일 이상 판매하고 있는 제품에 대한 열량, 당류, 단백질, 포화지방, 나트륨 등을 표시해야 한다.

그러나 유명 외식업체라도 제품의 가격을 부각시킬 뿐 영양표시를 동등하게 안내한 곳은 일부에 그쳤다.

손 의원실에 따르면 한 햄버거 업체의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햄버거의 가격 옆에 영양표시가 없었다. 단지 제품에 마우스 커서를 가져가야 영양성분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피자 업체는 대대적으로 행사를 벌이는 피자를 주문하는 화면에 영양표시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피자업체는 판매제품 중 극히 일부에만 영양표시를 제대로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해당 업체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식약청의 기준을 지키고 있으며, 이번에 영양표시가 미흡하다고 지적된 부분은 빠르면 이달 안으로 개선.보완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A햄버거 업체 관계자는 "식약청과 논의해 전체 메뉴보드와 카운터 보드, 별도 메뉴판을 통해 제품 이미지와 영양표시를 명시하고 있다"며 "가격만 부각됐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햄버거 제품을 클릭하지 않아도 영양표시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수정작업을 진행하겠다"고 해명했다.

B피자 업체 관계자는 "영수증에도 영양표시를 해서 우수사례로 꼽혔는데 억울하다. 한시적으로 진행중인 이벤트 페이지에 바로 영양표시가 되지 않은 것은 식약청 기준을 위반한 것이 아니다. 제품에 마우스를 대면 영양표시가 나타난다"고 털어놨다.

C아이스크림 업체 관계자는 "아이스크림의 경우 매장에서 직접 구입하는 것이므로 웹사이트에 미흡한 부분이 마치 전체적으로 영양표시를 하지 않은 것처럼 비춰져서는 안된다"면서 "자사 홈페이지에서는 제품을 누르면 영양표시가 나오고, 매장에서는 복숭아 파인애플 등 알레르기 유발 원재료를 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제품을 클릭해야 영양표시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을 식약청에서 허용한 부분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한시적인 이벤트라도 모든 제품의 영양표시를 투명하게 공개할 때 비로소 어린이 비만 저감화 목적이 달성되지 않겠냐는 지적이다.

손 의원은 “최근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어린이가 스스로 간식을 사먹는 가정이 증가하고 있으나, 일부 업체들은 영양표시를 미흡하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식약청은 기준을 만드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후관리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