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쿠폰' 많이 모으면 간첩?.."전화번호 대!"

2010-06-25     윤주애 기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그동안 모아놓은 쿠폰으로 치킨을 시켜 먹으려다가 되려 수모만 당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치킨집에서 쿠폰이 많은 게 수상하다며 "전화번호를 대라"고 해 소비자를 화나게 한 것.

경기도 상대원동의 이모(여)씨는 지난 22일 오랫만에 만난 남동생에게 친구들과 치킨을 시켜먹으라고 치킨더홈의 쿠폰 20여장을 줬다. 이 씨가 즐겨 찾았던 치킨더홈에서는 쿠폰 12장을 모으면 치킨 1마리를 시켜 먹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씨가 아이에게 밥을 먹이는 사이 동생이 치킨집과 말다툼을 벌이는 소리가 들렸다.

이 씨는 동생이 평소와 달리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시냐'며 화를 내는 것이 이상해 전화를 넘겨 받았다. 그랬더니 쿠폰을 그렇게 많이 가지고 있을리 없다며 마치 범인을 취조하듯이 '전화번호를 대라' '시스템상 그렇게 (쿠폰이) 나간게 없다'고 추궁을 당했다.

이 씨는 집 전화번호를 알려줬더니 '여기 7번밖에 안시켜먹었다'는 퉁명스런 답변이 돌아왔다.

화가 난 이 씨는 동생에게 돈을 주고 치킨을 사먹으라고 했으나 분은 풀리지 않았다.

이 씨는 "어처구니가 없어 쿠폰을 모두 버리고 잊어버리려 했지만, 다른 사람들도 이같은 수모를 당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쿠폰에 적힌 번호에 연락했더니 치킨더홈 본사였다. '쿠폰을 체인점별로 관리하는지' 등을 문의했지만 상담원이 귀찮다는 듯이 얘기해 황당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 씨는 "그동안 회사동료, 형제자매들끼리 다른 치킨집, 피자집 쿠폰을 모아서 주문해본 적은 많지만 이번처럼 수모를 당하기는 처음"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와 관련해 치킨더홈은 이 씨 측이 12번 이상 주문고객이 맞다고 시인했다. 아울러 해당매장의 고객대응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 시정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치킨더홈 관계자는 "해당매장에 확인해보니 생소한 전화번호가 뜨길래 실제로 주문고객이 많은지 확인하려 한 것일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실제로 쿠폰을 길에서 주워 주문하는 아이들이 있어,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고객대응에 불쾌함을 준 것 같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