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으로 만든 반도체 등장한다
2007-01-03 연합뉴스
영국 회사 `플라스틱 로직'은 실리콘이 아닌 플라스틱으로 반도체를 만드는 세계 최초의 공장을 독일 동부 드레스덴에 세우기로 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플라스틱 로직은 미국의 벤처 캐피털 회사 `오크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와 `튜더 인베스트먼트 코퍼레이션'으로부터 플라스틱 반도체 공장 건설 자금 1억 달러를 지원받기로 했으며 이미 초기 투자자금으로 5천만 달러를 받았다고 밝혔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캐번디시 실험실'이 개발한 플라스틱 반도체 기술은 전자회로 가격을 지금보다 최고 90% 떨어뜨릴 수 있다고 회사 측은 말했다.
회사 측은 플라스틱 반도체가 포장업계의 라벨 제조에 널리 쓰이는 잉크제트 프린팅과 비슷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플라스틱 로직은 내년 말까지 종업원 140명의 플라스틱 반도체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잉글랜드 남동부 케임브리지에 본사를 둔 플라스틱 로직은 종업원 90명으로 지난 2000년 설립됐으며 세계 최대 반도체 칩 생산업체 인텔과 세계 최대 화학업체 바스프 등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플라스틱 로직의 이사를 맡고 있는 케임브리지 출신 사업가이자 금융가 허먼 하우저는 플라스틱 반도체가 전 세계 전자산업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플라스틱 반도체가 `획기적으로 저렴한' 전자 시대를 열 것이라며 "일례로 정보회로를 내장한 옷을 입으면 옷 속의 정보회로가 매일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 지를 알려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일본의 히타치,대만의 `AU 옵트로닉스',네덜란드의 필립스, 미국의 `루슨트' 등도 플라스틱 반도체를 개발해왔지만 플라스틱 로직이 2년 정도 앞섰다며 5∼10년 안에 플라스틱 로직의 연간 매출액이 1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캘리포니아 소재 테크놀로지 컨설팅 업체인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스'의 수석 애널리스트 팀 바자린은 플라스틱 반도체 공장 건설이 플라스틱 반도체의 실용화를 예고하고 반도체 업계가 향후 30년간 나아가야할 길에 대한 "새로운 선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전체 반도체 산업에 "좋은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미 마켓 리서치 회사 가트너의 짐 툴리 반도체팀장은 플라스틱 형태의 반도체가 실험 단계를 벗어나 공장 생산 단계로 접어들 수 있게 됐다는 것은 "상당히 매력적"이라며 지난 해 판매액이 약 2천500억 달러에 이른 실리콘 반도체 칩을 대체할 가능성은 없지만 플라스틱 반도체 칩이 중요한 분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로직은 드레스덴의 플라스틱 반도체 공장에서 우선 A4용지 크기의 플라스틱 판을 만들고 이를 재료로 가볍고 튼튼하면서도 신축력이 있는 신용카드 크기의 디스플레이 스크린을 생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