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검땐 귀막고 "수리비 3천만원 내"

벤츠트럭, "소비자 부주의로 베어링 마모"..소비자 "사전징후 말했다"

2010-07-07     유성용 기자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정상적인 차량 관리를 해왔음에도 덤프트럭의 엔진 베어링이 마모돼 수천만원의 수리비가 청구됐다는 사연이 제보됐다.

회사 측은 고장 원인이 운전자 관리 부주의에 따른 것이라 일축했으나, 소비자는 관리를 성실히 했으며, 오히려 평소 점검 때 소음 등의 사전징후를 이야기 했는데도 회사 측이 이를 무시해 고장을 키웠다고 맞섰다.

<엔진 관련 부품인 캠샤프트의 파손으로 이탈된 베어링의 모습. 평소 오일 교환 등 관리를 철저히 해왔기에 소비자는 부품 결함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충남 공주 4대강 공사현장에서 덤프트럭을 몰 던 김 모(남)씨는 지난 4월 엔진 고장이 난 뒤 차량을 아직까지 수리하지 않은 채 세워 두고 있다.

매달 300여만원의 할부금이 꼬박꼬박 빠져나가고 일을 못해서 생계가 위협받는 상황인데도 김 씨가 차량을 수리하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문제의 차량은 메르세데스 벤츠의 2007년 10월 출고된 25.5톤 덤프트럭.

김 씨는 1년 전 1억원에 이 차량을 중고로 구입했다. 주행거리는 21만6천km.

지난 4월 고장 당시 차량을 입고한 벤츠 서비스센터 측은 엔진 밸브 조정을 정상적으로 하지 않아 고장이 발생했거나, 베어링의 마모상태로 봐 상당히 오래전부터 고장이 일어난 상태라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서 운전자의 관리 부주의로 고장이 났다는 이야기였다.

서비스센터 측은 무상보증이 끝났다는 설명과 함께 수리비용으로 3천만원을 요구했다.

김 씨는 벤츠 측의 이 같은 설명을 납득할 수 없었다.

작년 9월과 올해 2월 각각 다른 지역의 벤츠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밸브를 조절하고 각종 오일을 보충 하는 등 정상적으로 차량을 관리해왔기 때문.

김 씨는 "AS기간이 끝난 것은 인정하지만, 정상적으로 관리를 해온 차량이 고장난 것은 차량 품질에 문제가 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며 "그럼에도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고장 책임을 소비자 과실로 몰아붙이니 어처구니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게다가 밸브를 조정할 당시 김 씨는 서비스센터 측에 엔진소음이 크다고 몇 차례 이야기 했지만 이에 점검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김 씨는 벤츠 서비스센터의 안일한 대처로 고장이 심각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벤츠 측은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 수차례에 걸쳐 내용확인과 입장 표명을 요청했음에도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에 김 씨는 "명확한 고장의 원인에 대해 수차례 문의했으나 벤츠 측은 번번이 '복합적인 요인에 따른 고장'이라는 두루 뭉실한 대답만을 일삼으며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고 분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