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 만난 어설픈 `초보' 강도단
2007-01-05 연합뉴스
5일 서울 중랑경찰서에 따르면 인천의 한 성인오락실에서 지난해에만 무려 1억원 가량을 탕진하고 빈털터리가 된 K(32)씨는 이 오락실 주인을 상대로 강도짓을 해 돈을 `되찾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사문서 위조 전과만 있어 `강도 경험'이 전혀 없었던 K씨는 혼자서는 도저히 강도짓을 벌이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고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범죄동업자 모집합니다'란 제목의 카페를 개설해 `선수'들을 모았다.
인터넷 카페를 통해 알게 된 Y(31)씨와 A(24)씨가 `프로젝트 팀'에 합류했지만 이들도 절도 전과만 있을 뿐 강도 경험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K씨 등은 경험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범행을 앞둔 지난해 12월 27일 철저한 현장 답사를 벌였다.
이들은 오락실 주인 B(49.여)씨 부부와 딸이 새벽 1시께 하루 수입을 스포츠 가방에 담아 들고 함께 아파트로 돌아오지만 남편이 차를 주차하기 때문에 아내와 딸보다 몇 분 뒤 집으로 들어온다는 점을 포착했다.
1일 새벽 1시30분께 K씨는 아파트 밖에서 도주할 차량에 대기하고 Y씨는 돈 가방을 채기로 하며 A씨는 항의하는 피해자들을 `제압'하기로 역할을 분담, 범행에 돌입했다.
B씨와 딸이 아파트 1층 복도에 들어서자 Y씨가 현금 3천만원이 든 스포츠 가방을 성공적으로 채는가싶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소리를 지르며 돈 가방을 계속 잡고 있었고 이들의 제압을 맡았던 A씨가 임무를 잊은 채 혼비백산해 달아나기 시작했다.
Y씨도 결국 A씨를 따라 현장에서 빠져나와 이들의 강도행각은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여성이라고 만만하게 생각하고 마스크와 모자만 쓴채 맨손으로 강도짓에 나섰다가 호되게 당하고 말자 이들은 첫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인터넷을 통해 새 팀원을 충원하려다 이를 적발한 경찰에 차례 차례 붙잡혔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5일 이들 세 명에 대해 특수강도 등 혐의를 적용,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