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영업통' 변종윤 사장 앞세워 공격경영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흥국생명이 최근 영업통인 변종윤 흥국화재 대표를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하며 공격적인 영업을 통한 실적개선에 나섰다.
흥국생명은 올해 경영비전을 '성장과 효율'로 정하고 2007년부터 3년 연속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방카슈랑스를 중심으로 대리점과 전화 판매(TM)채널 강화, FC(설계사) 확대 등에 주력해 실적부분에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영업전문가로 정평이 난 변종윤 대표를 선임한 것은 영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영업통' 변종윤 사장 선임..영업력 강화 매진 생보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월납 초회보험료(신계약) 기준으로 대리점과 방카슈랑스 부문의 실적향상에 힘입어 올해 1~3월 점유율이 5.62%에서 7.07%로 1.45%포인트 증가하며 호조를 달리고 있다.
전체 22개 생보사 중 삼성․대한․교보생명이 빅3로 전체 시장의 47%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흥국생명의 약진은 눈여겨볼만하다. 특히 2007년부터 두각을 나타낸 방카슈랑스 부분은 월납초회보험료 202억원으로 1위를 기록한데 이어 2008년 217억원으로 점유율 12.4%를 기록, 2009년에는 월납초회보험료 221억원으로 시장점유율 15.6%를 차지하며 3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
올해 4월까지 방카슈랑스 영업실적도 월납초회보험료 30억1900만원을 기록, 생보업계 최초로 30억원을 돌파했다. 전담제 도입 등을 통한 초기 시장선점이 주효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춤했던 생보시장이 차츰 경기회복으로 영업환경이 개선되면서 적극적인 영업 전략을 구사한 점이 적중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흥국생명은 올해를 과도기로 보고 영업력 강화를 위해 지난 6월 11일 변종윤 흥국화재 대표를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했다. 변종윤 대표는 1984년 흥국생명에 입사해 부산지역본부장, 동부사업단장, 서울사업단장, 흥국화재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하지만 변 대표의 이번 취임으로 흥국생명은 2008년 이후 매년 새로운 CEO를 선임했다는 오명을 안게 됐다. 변종윤 대표 선임에 회사 내부적으로 큰 거부감은 없지만 업계에서는 3년새 CEO가 무려 3번이나 교체된데 대해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일부에서는 단기적인 성과만 보고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것은 회사이미지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은 장기상품이란 특성 때문에 한 CEO가 오랫동안 집권하는 경우가 많다”며 “회사가 판단해야할 문제지만 CEO를 자주 교체하면 내부불안이나 경영혼선 등의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3년새 3명의 CEO 교체..'경질인가, 임기만료인가?'
한편 변 사장의 선임을 두고 보험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보험업계의 특성상 CEO가 장기 집권하는 경우가 많은 것과 달리, 흥국생명은 최근 3년 사이에 3명의 CEO가 자리 바꿈을 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흥국생명 대표이사 임기는 1년'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내부 사정이 복잡해 변 사장이 실적에 큰 압박을 느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흥국생명은 유석기 대표이사 부회장이 2000년부터 2005년 9월까지 흥국생명 사장을 맡았고 2006년 12월 대표이사로 재선임됐으나 1년 4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투자 손실 등에 따른 책임을 진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흥국생명 측은 당시 유 전 부회장이 74세 고령으로 일선에서 명예롭게 은퇴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지난 2008년 6월에는 진헌진 전 사장이 대표이사에 취임하며 젊은 CEO로서 기대감을 모았으나 1년여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흥국생명 측은 미국에 있는 모친 병환 등의 이유로 더는 경영에 참여하기 어렵다고 밝혔지만 경질설, 티브로이드 관련설 등 온갖 풍문이 나돌았다. 흥국생명은 2009년 7월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김주윤 흥국생명 전무를 대표이사에 선임했다.
김 전 사장은 한양증권, SC제일은행, 보람은행 등 금융권에 몸담아온 '은행통'으로 알려져 있다. 김 전 사장 취임 후 흥국생명은 실적 면에서 호조를 보여 재선임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결국 진헌진 전 사장의 잔여임기만 채우고 물러났다.
이와 관련, 흥국생명 관계자는 "김주윤 사장은 줄곧 은행에 몸담아온 '은행통'으로 보험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20여년간 영업을 총괄해온 변종윤 사장을 선임한 것"이라며 "일부에서 주장하는 경질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선대의 사장들 역시 고령과 모친병환 등 일신상의 이유로 불가피하게 사퇴를 하면서 공교롭게 대표이사가 3번이나 바뀌게 된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변 사장 역시 같은 전처를 밟게 될지, 장기 CEO로 남게 될지를 놓고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흥국생명은 변 사장의 선임이 방카슈랑스 부분의 1위를 고수하는 한편, 대리점과 FC 투자 등을 통해 실적개선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변 사장이 잦은 CEO교체로 어수선한 조직을 어떻게 추슬러 공격적인 경영을 펼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