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자동차보험료 "오를 일만 남았네"
2010-07-04 임민희 기자
최근 손실폭이 커지면서 보험사들이 각종 할인 혜택을 폐지하고, 할증요인은 강화한데다 금융당국이 정비요금 인상분을 보험료에 반영토록 허용할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극히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던 금융당국이 최근 정비요금 인상분만은 보험료에 반영할 수 있다는 자세로 돌아서면서 하반기에는 보험료 인상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고위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 인상 요인이 있는 건 사실이다"며 "정비수가 인상 같은 명백한 외부요인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므로 보험사들이 자율적으로 해도 된다"고 말했다.
최근 자동차 정비요금이 18% 인상됨에 따라 발생한 보험료 3~4% 인상 요인이 시차를 두고 자동차보험료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의 태도 변화는 보험사들의 손해율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손실폭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5월에 79~83% 수준이었던 온라인 자동차보험사들의 손해율은 6월에 82~85%로 높아졌으며, 동부, LIG 등 대형 보험사들의 손해율도 소폭 상승했다.
이에 따라 6월 업계 전체의 손해율은 80%에 육박해 지난 겨울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6월 손해율이 70%를 기록했던 것과는 천양지차다.
손해율은 계약자들이 낸 보험료 중 보험금으로 지급되는 비율을 말하며, 손해율이 80%에 육박하면 각 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해진다.
손해율 상승을 보전하기 위해 보험사들은 각종 할인 혜택을 폐지할 전망이다.
지난달 금융당국이 오토매틱(자동변속기) 차량과 ABS(미끄럼방지장치) 장착 차량에 대한 할인 혜택의 폐지나 축소를 허용했으나, 각 보험사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시행 시기를 미뤘다.
하지만 최근 보험사들은 할인 혜택 축소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이카다이렉트는 오토 차량 운전자에 대한 6% 할인 혜택을 절반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동부화재도 각각 8%에 달하는 오토 및 ABS 차량 할인 혜택의 축소를 고려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이미 오토 차량 할인 혜택을 없앴다.
반면 할증을 강화하는 각종 제도는 하반기 시행을 앞두고 있다.
교통신호 및 속도 위반에 대해 과태료가 부과된 운전자는 지금까지 할증 대상이 아니었으나, 앞으로는 할증 대상이 된다. 또 가해자 불명사고를 여러 건 보험 처리한 운전자도 보험료가 크게 올라간다. 이는 과잉ㆍ허위수리 등을 막기 위한 조치다.
업계 관계자는 "적자폭 축소가 시급한 보험사들은 한마디로 하반기에는 지금보다 더 `깐깐한'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