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 일부제품에 대장균 군…잘못 먹으면 '묵사발'
2007-01-09 백상진 기자
소비자가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도토리묵, 동부묵, 청포묵, 올방개묵 등 여러 종류의 제품이 포장형태로 유통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주로 포장없이 덩어리(벌크형식)로 판매한다.
그러나 할인마트와 시장 등에서 파는 다양한 묵 제품을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먹어도 될까.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최근 서울 시내 및 근교에 위치한 대형 할인마트와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충전·밀봉되 묵 제품 18개와 시장 등에서 판매하는 벌크 형태의 묵 제품 12개를 대상으로 위생지표세균, 병원성식중독균 등 미생물검사와 타르색소·보존료 등 식품첨가물에 대해 시험했다.
시험결과 모든 묵 제품에서 식중독균은 검출되지 않았으나 충전·밀봉된 2개 제품에서 대장균 군이 검출돼 위생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장균 군이 검출된 제품은 도토리묵이 아닌 비도토리묵(우뭇가사리묵, 동부묵)으로 조사됐다.
반면 시장 등에서 판매되는 비포장 도토리묵 제품은 12개 가운데 9개(75%)에서 대장균 군이 검출돼 포장화 등 위생개선 노력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식품 첨가물 중 묵 제품에 사용할 수 없는 타르색소나 보존료는 전 제품에서 검출되지 않았다.
또 유통중인 포장 묵 제품은 표시기준과 원사지 표시사항을 지켯으나 시장에서 파는 비포장 묵 제품은 모두 유통기한과 원산지가 정확하게 표기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소보원은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공정한 거래 확보를 위해 포장식품에는 제품명, 업소명, 소재지, 제조년월일, 유통기한, 내용량, 원재료명, 함량 등 ‘식품 등의 세부 표시기준’에 서 정하는 사항을 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보원 권영일 식품미생물팀장은 “포장 제품의 절반 이상이 수입 원료로 묵을 제조한 것에 비춰볼 때 시장에서 파는 비포장 제품도 상당수 수입 원료로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러나 원산지 표시가 전혀 없는 것은 관계기관의 지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묵, 몸에 이렇게 좋아요>
묵은 식물의 알맹이나 괴경(뿌리줄기)을 곱게 갈아 추출한 전분을 물에 끓여 엉기게 한 후 식혀 만드는 우리나라 고유의 음식이다.
주재료가 도토리, 메밀, 녹두 등 곡류나 견과류이다. 단백질, 식물성 지방 등 몸에 필요한 영양소가가 풍부하다. 특히 식이섬유, 비타민, 무기질 등이 많아 피로 회복에도 좋다. 또 묵의 열량은 100g에 45칼로리 정도로 다이어트 건강식으로도 뛰어나다.
도토리묵에는 인이 많이 들어있고 비타민 등이 함유돼 각종 채소를 곁들여 먹으면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 주재료인 도토리는 상수리나무, 졸참나무, 떡갈나무, 너도밤나무 등의 열매다. 타닌 성분이 많아 소화가 잘 되고 모세혈관이 튼튼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도토리 속에는 아콘산 성분은 인체 내의 중금속과 유해물질을 흡수·배출시키는 작용을 하며 노화와 각종 만성질환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의 작용을 억제하고, 성인병 예방에도 탁월한 효과를 나타낸다.
메밀에 들어있는 루틴 성분도 모세혈관을 강화시켜 뇌출혈을 예방한다. 메밀의 검은 겉껍질은 이뇨 작용을 도와 노폐물을 몸 밖으로 내보내 피를 맑게 하고 혈압을 안정시켜준다.
또 메밀에 포함된 콜린 성분은 간에 좋아 술을 즐기는 사람에게 권할 만하고, 쌀이나 밀가루보다 아미노산이 풍부해 예로부터 여성의 피부미용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