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식 사장님, 고객 원성 안 들리나요?

타타대우, 소비자 불만 '모르쇠'..약속 뒤집기도 일쑤

2010-07-30     유성용 기자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타타대우상용차(사장 김종식)가 잇단 차량 고장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불만과 민원을 외면해 원성을 사고 있다.

문제는 소비자를 홀대하는 타타대우의 행태가 일부 직원에 국한된 게 아니라, CEO부터 말단 직원에 이르기까지 회사 전체의 문화와 시스템에서 비롯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소비자들로부터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부터 경영을 맡고 있는 김종식 사장은 지난 7월 2일 타타대우상용차판매 출범식에서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고 있는 우리에게 국내 시장은 아주 중요하다"며 "고객이 제품을 구매하고 싶은 기업으로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고객이 제품을 구매하고 싶은 기업이 되겠다는 김 사장의 말은 언뜻 들으면 고객을 소중히 하고, 고객의 작은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그러나 타타대우의 최근 행태를 보면 김 사장의 말은 그런 의미가 아니라, 차나 열심히 팔아 먹겠다는 뜻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소비자들이 불만을 쏟아내는 품질 문제는 차지하고라도, 타타대우의 고객대응이 엉망이기 때문이다.


홈페이지부터 고객접근 '노 땡큐'


우선 이 회사 홈페이지에는 소비자가 접근할 수 있는 대표메일이 눈에 띄지 않는다. 소비자들이 자유롭게 의사표시를 할 수 있는 게시판도 찾아볼 수 없다.


1:1문의 코너가 존재하지만 자신이 작성한 내용조차 확인이 여의치 않을 정도로 폐쇄적이다.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기피한다는 느낌이다.


실제로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 1:1문의를 통해 김종식 사장에게 소비자 불만 대응과 관련한 회사 측의 입장을 물었지만 아무런 답변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 회사의 홍보담당자는 아예 대놓고 "소비자 관련 민원에 대해서는 일체 답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소비자가 어떤 불만을 쏟아내도 대외적인 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이야기였다.


더구나 이 같은 발언은 타타대우가 소비자와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사례1= "합의 노력할 것" 약속하고 나몰라라


지난 5월 타타대우상용차 14톤 윙바디 화물차량 엔진이 타타대우 지정서비스센터의 정비 실수로 주행 중 파손되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회사 측은 "원인 규명 중에 있다. 제작결함이 밝혀지면 당사가 책임 질 것"이라며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는 지정서비스센터의 잘못이라도 타타대우가 관여할 여지는 없지만 양자간 원만하게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5월 31일자 본지 기사참조- http://www.consumernews.co.kr/news/view.html?gid=main&bid=news&pid=208462 )


그러나 타타대우 측은 입장표명이 있은 지 두 달이 다 되도록 문제해결은커녕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한 의지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피해자인 류 모(남.39세)씨는 최근 한 달간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수차례 전화를 걸어 "타타대우 측이 문제 해결의 의지가 있는 지 의문"이라며 하소연 했다.


이런 문제는 비단 류 씨의 경우만이 아니다.
 
사례2= 차량 문제 인정하고 후속 조치는 '오리발'


지난 5월 타타대우상용차의 후삼축 25톤 덤프트럭이 설계상 제작결함으로 주행이 원활치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회사 측도 기능상의 문제점을 일부 인정하며 기술적 조치를 약속했었다.


그러나 두 달이 지나도록 피해자 최 모(여.55세)씨는 한숨만 쉬고 있다. 최근 본지와의 통화에서 최 씨는 "말로 해서는 될 것 같지가 않아서, 결국 소송을 치르게 됐다"며 "8월 18일 첫 공판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개했다.                                  


최 씨는 "당시 에어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조치를 해준다며 서비스센터 방문을 요구하기에 하루 일을 쉬고 방문했더니, 정작 직원은 '이미 조치가 돼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답변을 내 놓더라"고 말했다.


당시 현장에 나와 직접 시운전을 했던 타타대우 본사 관계자는 "에어부족으로 페달이 무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고 문제를 일부 시인한 바 있다.(5월 19일자 본지 기사참조- http://www.consumernews.co.kr/news/view.html?gid=main&bid=news&pid=199258 )

 

                                <에어로 무게를 지지하는 3축 바퀴의 에어푸셜. 고장이 잦았던 부위>

사례3=재협의 하자더니 꼬투리 잡아 "배째라"


지난 5월 26일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잠시 정차한 뒤 출발하려던 타타대우상용차 9.5톤 화물트럭에서 화재가 발생했다.(6월17일 본지 기사 참조-고속도로 달리던 트럭에 '불'..업체 "보상 불가" http://www.consumernews.co.kr/news/view.html?gid=main&bid=news&pid=203579)


사고 당사자는 대전 원내동의 장 모(남.58세)씨로 2008년10월 문제의 차량을 구입해 17만km를 주행했다.


장 씨는 배기구 쪽의 볼트가 여러 개 풀려있었던 점을 들어 차량 결함 의혹을 제기했지만, 회사 측은 전소에 따라 화재의 명확한 원인을 알 수 없다는 자세를 견지했다.


장 씨는 환급을 요구하며 지난 달 28일부터 30일까지 3일 간 타타대우의 본사와 공장이 있는 군산에서 11톤 트럭에 전소된 차량을 얹고 현수막을 두른 채 1인 시위를 하기에 이르렀다.

사흘 간의 시위 끝에 회사 측이 7월1일 재협의를 제안해왔고, 장 씨는 시위를 일시중단 했다.



하지만 장 씨가 시위를 멈춘 직후 타타대우측은 그 사실을 보도한 본지의 기사를 꼬투리 잡아 '일체의 협상'은 없다며 태도를 바꿨다. 심지어 "먼저 기사를 삭제하고 와야 협의에 응할 수 있다"며 장 씨가 감당할 수 없는 조건을 요구하기도 했다.


장 씨는 며칠 간 애를 태운 끝에 "회사 쪽에서 아무래도 보상의사가 없는 것 같다"며 분노를 터뜨렸다.


한편, 군산에 본사를 둔 타타대우상용차는 지난 2002년 11월 대우자동차에서 분리된 후 2004년 3월 인도 최대의 자동차 회사인 타타모터스가 100% 출자해 인수한 회사로 중형 트럭을 생산하고 있다.


김종식 사장은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퍼듀대학교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미국 디젤엔진 전문기업인 커민스의 연구원을 거쳐 커민스 코리아 대표이사를 역임한 바 있는 자동차 전문가다.

현재는 주한 인도상공회의소 초대 회장직을 맡아 인도와 한국 경제계의 가교역할에 일역을 담당하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