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챙기는 대통령과 막나가는 타타대우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전경련을 직접 언급하며 대기업의 독주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대기업 위주의 정책을 펼쳐오던 현 정부의 최대화두가 중소기업과 영세사업자 보호로 급선회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잘 나가는 대기업들은 버는 만큼 고용을 늘리라는 압박을 받고 있고, 기업형 슈퍼마켓(SSM)으로 골목상권 장악을 노리던 대형 유통업체에 대해서는 청와대에서 직접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간 경제 양극화가 심화되며 찬밥신세로 전락했던 중소기업과 영세상인, 서민의 숨통이 트이는 게 아닌가 하는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한 기업의 행태를 보면 당장의 돈벌이에 급급한 대기업들이 얼마나 변화된 모습을 보일지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문제의 기업은 생계형 중형 트럭을 주로 생산하는 타타대우상용차다.
이 회사의 트럭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주로 중소사업자이거나 생계형 개인사업자들이다. 이들은 1억원이 넘는 차량을 구입하느라 매달 300만원 가량의 할부금을 내고 있다. 차가 고장나면 생계는 물론이고, 할부금을 갚기도 버겁다.
그런데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타타대우에 대한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지난 5월 타타대우 지정서비스 센터의 정비 불량으로 차량이 파손된 사고가 있었고,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트럭에 불이나 차량이 전소되는 사고가 벌어졌다. 또 후삼축 25톤의 차량결함이 지적돼 타타대우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시승회가 열려 일부 문제가 확인됐다.
그 때마다 타타대우의 입장은 "협의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하겠다"였다.
유감스럽게도 정작 타타대우가 성의를 갖고 문제 해결에 나선 경우는 없었다. 죄없는 소비자들만 몇 달씩 트럭을 세워둔 채 고통에 시달리고 있을 뿐이다.
영세사업자인 소비자들이 눈물과 한숨으로 선처를 호소해도 타타대우는 요지부동이다. 이 회사 홍보담당자는 심지어 '소비자 민원에는 대응하지 않겠다'는 식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 같은 행태를 두고 대우상용차가 인도 타타그룹에 인수된 뒤 기업문화가 바뀐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이 회사의 사장은 한국인이고, 직원들도 대부분 대우시절부터 일해온 한국인들이다. 이 회사의 김종식 사장은 공식석상에서 "우리에게 국내 시장은 아주 중요하다"며 "고객이 제품을 구매하고 싶은 글로벌 기업으로 만들어 나가자"고 말하기도 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중소기업인과 영세상인들을 챙기고 있는 이 시점에서 타타대우는 자신들의 소중한 고객인 영세사업자들을 언제까지 방치해둘 것인지를 묻고 싶다. 정말 국내 시장이 중요하기는 하냐고 따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