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독자제재 검토에 국내기업 '살얼음판'
2010-08-06 유성용 기자
GS건설은 작년 10월 이란에서 1조4천억원 규모의 가스플랜트시설 공사를 수주했지만 미국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란에 대한 제재를 시작하자 지난달 계약을 포기했다.
현대건설은 당분간 이란 내 신규 수주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이란 테헤란 지사장을 지난 상반기 알마티 지사장으로 전보 조치했다.
현재 진행 중인 대림산업, 두산중공업 등 3개사가 6건의 공사(계약액 15억달러)는 별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중동의 큰 시장인 이란에서 더 이상 공사를 따내지 못한다면 국내 건설사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리란 것이 업계의 우려다.
금수품목에 자사의 제품이 포함돼 있지 않아 직접적인 피해가 없는 기업들도 금융동결과 관련해서는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LG전자는 지금까지 국내 은행의 두바이지점과 두바이 현지은행으로 나뉘었던 결제 은행을 지난달 초 두바이 현지 은행으로 일원화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와 이란의 교역규모는 지난해 약 100억 달러에 달하며, 교역업체도 2천142개사에 이른다.
원유수급도 문제다. 5일 현재 두바이유 국제가격은 배럴당 78.59달러로 지난주 평균가격보다 4.92달러, 지난달보다 5.98달러 올랐다.
지난해 우리나라 원유 수입량 가운데 이란산은 8.7%에 달하며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가 이란에서 주로 원유를 들여온다. SK에너지는 이란산 비중이 10% 선이며, 현대오일뱅크는 20% 수준으로 더 높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은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지 않는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원유 도입선 다변화를 통해 이런 정치적 리스크를 오래 전부터 준비했다"며 "원유수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