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건강검진 판친다.."의사도 없이..."
건강검진기관들이 의사도 없이 엉터리로 건강검진을 하다 적발된 사례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혈액분석에 필수 장비인 원심분리기를 제대로 갖추지 않는 등 시설미비나 불량으로 적발된 곳도 급증해 건강검진이 부실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손숙미 의원(한나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검진기관에서 의사 없이 임상병리사나 간호사가 건강검진을 직접 실시하다 적발된 사례는 4만5천823건으로 2007년 456건에 비해 무려 100배 수준으로 늘었다.
올해 1~5월에도 의사 없이 건강검진을 한 사례가 6천318건 적발되면서 2007년부터 올해 5월까지 같은 내용으로 적발된 사례가 총 5만6천51건을 기록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의사들의 출국 여부를 조회한 결과 해외에 나가 있는데도 검강검진기관들이 검진을 수행했다고 허위보고해 적발된 사례가 많았다"며 "또 2차 검진의 경우 대상자에게 전화통화한 사실만으로 검진을 마쳤다고 허위보고한 사례들도 적발됐다"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비의료인이 의료인과 짜고 출장건강검진을 도맡아 영리를 챙긴 사례가 횡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광주 지역에서 비의료인이 의료인과 이면계약을 맺은 뒤 기관대표와 출장차량(속칭 '모찌꾸미 차량')을 의료인 소유로 등록해 놓고 출장검진을 하다 내부고발로 적발되기도 했다.
손숙미 의원 측은 "면허가 없는 비의료인이 의료인과 수익률을 정해놓고 출장건강검진을 하는 방식으로 건강보험 급여를 챙기는데, 이런 경우 한몫 챙긴 뒤 자취를 감추거나 서류상으로는 하자가 없어 정확한 조사나 급여추징이 어려운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 밖에 혈액 분석을 위해 꼭 필요한 원심분리기를 갖추지 않는 등 시설미비 또는 불량으로 적발된 건강검진기관도 많았다.
2007년부터 올해 5월까지 혈액분석기 미비 등 2만9천304건, 정기검사 등을 받지 않은 방사선장비 4천171건, 원심분리기 미비 등 722건으로 각각 나타났다.
이 기간 전체 의료진ㆍ시설 미비 등으로 급여를 부당청구하다 적발된 전체 의료기관수와 적발건수는 각각 3천503곳과 35만8천140건으로 총 환수액은 37억원이다.
손 의원은 "건강검진 장비 점검시스템이 각 부서에 분산돼 있는 것을 일원화시켜 부실한 건강검진기관을 즉시 퇴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