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제 역풍...분당 아파트경비원 실직 위기

2007-01-28     연합뉴스
경기도 성남시 분당신도시에서 아파트 경비원들이 대량 실직위기에 몰렸다.

정부가 올해부터 처우개선 차원에서 아파트 경비원에게도 최저임금제를 적용했으나 아파트 주민자치회측이 관리비가 늘어난다며 감축을 추진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28일 분당입주자대표협의회에 따르면 정부는 올 1월부터 아파트 경비원과 수위, 전용운전원, 보일러공 등 감시.단속적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제를 시행하고 있다.

올해는 최저임금(시급 3천480원)의 70%(시급 2천436원), 내년에는 최저임금의 80%를 적용받게 된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1만1천여명의 감시.단속적 근로자가 월 평균 4만6천여원의 임금인상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관리비 인상에 부담을 느낀 아파트 자치회가 경비방식을 바꾸고 무인경비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경비원 감원에 나서면서 분당신도시 내 4천-5천명으로 추산되는 아파트 경비원들은 임금인상은커녕 일자리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경비원 임금이 95만원에서 117만원으로 인상된 이매동 A아파트의 경우 40명인 경비원을 25명으로 감축해 관리비 1억원을 줄이기로 하고 입주민을 대상으로 찬반여부를 묻고 있다.

이 아파트는 기존 라인별 경비방식을 유지하되 24시간 2교대 근무를 12시간 주간근무로 바꾸고 야간에는 순찰조만 운영하기로 했다.

수내동 B아파트와 C아파트도 각각 140여명과 60여명인 아파트 경비원을 40-50% 감축하는 대신 기존 라인.동별로 분리된 승강기 비상벨 경보망 등 연결해 통합경비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런 추세에 따라 정년(60-63세) 이상 경비원을 촉탁으로 고용연장해주던 관행이 없어질 것으로 예상돼 고령자들이 경비원 일자리를 구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분당에서는 최근 아파트별로 아날로그 CCTV를 디지털로 교체해 무인 보안시스템이 대폭 강화된 것도 이런 감원현상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분당입주자대표협의회 관계자는 "가구당 부담이 얼마나 된다고 감축하느냐고 말할 수 있지만 전체 단지를 놓고 보면 1년에 수 억원에 부담이 있다"며 "아파트 관리 면세혜택 등을 포함한 합리적인 대안이 마련되지 않는 한 아파트 경비원의 감원, 특히 고령자들의 감원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