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려..가전업계 라이벌 저마다 '1위' 주장
2007-01-30 연합뉴스
30일 업계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전자제품을 선택하는데 있어 가격이나 품질, 메이커 등과 함께 주요 기준으로 삼고 있는 시장점유율을 발표하면서 업체마다 추정기준과 수치를 서로 달리해 저마다 `내가 일등'이라고 주장,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 국내선 삼성.LG '신경전' = 국내 가전시장의 업체별.제품별 시장점유율은 비록 추정치지만 해당업체가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사업보고서에서 드러난다.
삼성전자는 사업보고서에서 지난해 1-3분기 제품별 국내 시장점유율(국내 시장 전체에 대한 자체 추정치)을 컬러TV 47.8%, 냉장고 46.0%, 세탁기 39.6%, 에어컨 40.4% 등으로 발표했다.
반면 LG전자는 같은 기간의 자사 제품별 시장점유율(주요 유통채널에서의 주경쟁사 대비 점유율 기준)은 컬러TV 51.0%, 세탁기 54.0%, 냉장고 50.5% 등으로 '주경쟁사'인 삼성전자보다 높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수치대로라면 컬러TV의 경우 국내 시장점유율이 삼성전자 47.8%, LG전자 약 49.7%로, 두 회사가 작년 3분기까지 전체 시장에서 97.5% 정도를 판매한 셈이 된다.
두 회사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홍보자료에서도 어긋난다. LG전자는 지난해 11월 사업보고서를 인용한 자료에서 3분기까지 국내 TV시장 매출은 LG전자가 8천100억원으로, 7천153억원에 그친 삼성전자를 약 1천억원 차이로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최근 시장조사기관인 GfK를 인용해 작년 국내 TV시장에서 96만6천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46.5%를 차지했으며, 판매 금액으로는 1조570억원으로 47.8%를 기록해 국내 TV 시장 1위에 올랐다고 밝혀 LG전자 자료와 차이를 보였다.
◇ 해외선 삼성 소니 '내가 1등' = 해외에서도 같은 자료를 갖고도 서로 다른 기준으로 업계 순위를 매겨 서로 1등 자리를 주장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TV 업계의 최대 격전지인 북미시장에서 TV 판매 1위 자리를 서로 주장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소니의 경우가 그러하다.
소니는 지난주 보도자료를 내고 "시장조사기관인 NPD 조사 결과 전체 TV 시장에서 작년 매출, 판매 대수 기준으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삼성전자도 최근 보도자료에서 소니와 같은 NPD 조사 결과를 근거로 "미국 진출 29년 만에 미국 시장에서 TV 판매 1위 자리를 탈환했다"고 밝혔다.
작년 미국 시장에서 TV 판매 1등을 소니와 삼성전자가 같이 한 셈이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물론 기준을 달리했기 때문이다.
소니는 전체 TV 분야에서 달러로 환산한 판매액 기준으로 24%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으며, 판매 대수에서도 1위 자리를 고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디지털 TV 분야에서 판매량 기준으로 20.0%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다른 점이 있다면 삼성전자는 LCD, PDP 등 평판 TV 분야에서 1위를 한 것이고 소니는 평판TV와 함께 프로젝션TV까지 포함한 모든 TV 분야에서 1위를 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TV 분야의 핵심 사업인 LCD, PDP 시장의 점유율이 중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소니는 미국 시장에서 프로젝션 TV의 비중을 무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LCD TV 분야에서 판매량 기준으로 시장점유율 1위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니는 판매 수량과 가격 경쟁력을 같이 고려한 판매금액 기준으로 1위라고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