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대한항공 기내 사망' 보도 사이버 충격파

댓글-페이지뷰 수 만건… 네티즌 '무책임 질타' 인터넷 확산

2007-01-30     백상진 기자
“대한항공 승객 기내사망 원인규명 '베일속'” 보도(본보 1월 29일자)가 나가자 마자 해당 사이트에 수백건의 댓글이 쏟아지고, 다른 인터넷 사이트들에도 많게는 수만건의 페이지뷰를 기록하는 등 온라인 공간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네티즌들은 주로 생명과 안전관리 소홀로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대한항공의 안이한 태도와 무책임함을 강하게 질타하고 있다. 일부는 대한항공의 '두 얼굴'을 비난하는 한편, 수사를 통해서라도 사고원인과 경위를 명확하게 규명해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아이디가 ‘ttaroo’인 네티즌은 “동의서 사인만 받았다고 책임없다고 발 빼는 것은 너무 편의주의적이고 안일한 태도가 아니냐”며 “대한한공이 너무 무책임하다”고 꼬집었다.

‘xmasbyun'이란 네티즌은 “여행안내원이나 대한항공직원의 태도 어디에도 인간존중의 생각은 없고 그저 할 만큼 했다는 말 뿐”이라며 “인간존중의 태도를 조금이라도 가졌다면 적어도 고인의 장례식장에 와서 상황을 설명하고 위로해주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워니’라는 아이디를 가진 네티즌은 “고객의 안전을 가장 중요시 여겼다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대한한공이 조금만 더 깊이 생각했더라면 한 사람의 생명을 저렇게 뺏어가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닉네임 ‘하얀눈꽃’은 “응급조치 후에도 계속되는 극한 상황의 환자를 태웠다면 기내방송으로 양해를 구하고 발빠른 회항조치가 필요하다”며 “이는 국제항공의 관례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항공사가 각서와 응급조치를 이유로 마치 의무를 다한듯이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이제까지 쌓아온 신인도를 땅에 떨어뜨리는 옹졸한 작태”라고 비난했다.

아이디 ‘한국간호사’는 “대한항공 직원분들이 아는 지인이 같이 동승했다가 그런 일이 발생했을 때에도 이렇게 책임을 무마를 하실까”라며 “적어도 한 생명이 죽었는데도 명백한 원인을 알려고 하지도 않고 서류에 의존해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느냐”고 따졌다.

아이디 ‘sunny'는 “의사의 확인서 없이 비행기를 태운 것은 전적으로 항공사 책임”이라며 “대개의 공항에는 응급실에 의사가 상주하고 있어 병원에서 미처 준비하지 못했더라도 공항에서 의사의 체크를 받을 수 있다. 한번만 더 진진하게 생각하였다면 얼마든지 이런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고 안타까워했다.

‘한국간호사’와 ‘테드’는 특히 “대한항공이 얼마전 위독한 환자를 위해 일본으로 회항하여 생명을 살렸다는 내용을 대문짝만하게 언론에 공개하면서 이렇게 사람이 허무하고 비참하게 죽었는데는 왜 조용한지 모르겠다”며 대한항공의 이중적인 태도를 꼬집었다.

그러나 아이디 '헨타'는 "항공사만 잘못한 것이 아니라, 고인의 잘못 또한 크며, 그것을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은 항공사에게 없다. 그리고 기사에서도 중요하게 다루는 것은 '가이드' 에 대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차제에 사고원인을 규명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등록자 ‘맘마’는 “항공사와 가이드의 좀더 적극적인 자세였다면 이런 사고는 없었을 것”이라며 “가이드와 항공사에 대한 철저한 규명이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네티즌은 “생명이 달린 문제에 세계적인 항공사가 응급조치나 동의서만 들먹이면서 잘못을 회피하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철저히 수사를 통해서라도 이 일에 더욱 책임을 져야 한다”고 거들었다.

‘chombe'는 “대한항공은 고인의 안전이나 인권보다는 책임을 면하려는 형식적인 절차 등을 중요시한 것으로 생각된다”며 “책임회피에 급급하기보다는 유가족과 전체 이용객에게 사죄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탑승객 보호를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고인의 초등학교 제자인 이은정양은 “우리 허방 선생님은 마음씨가 아주 착하시고 아주 하얀 피부에 예쁜 얼굴을 하신 선생님이셨다”며 “이 나쁜 사람들 제가 혼내줄게요. 제일 이쁘고 큰 별에서 지켜봐주세요”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