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LH 1천억원 성과급 잔치..이지송 사장 "송구할 뿐"
118조원의 빚더미에 쌓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올해 1천여억원의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지송 사장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논란이 일자 이 사장은 “사려깊지 못했고 용서를 구한다”며 머리를 숙였지만 쉽지 진화될지는 미지수다.
100조원이 넘는 채무로 인해 하루 이자만 100억원 이상 달하는 등 LH 부실이 사회적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이 사장이 노조의 눈치를 보며 ‘자기 식구 감싸기’에만 열을 올렸다는 역풍이 거세게 불고 있어서다.
20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장윤석(한나라당)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LH는 올해 직원들에게 지급될 경영평가 성과급으로 1천63억여원을 책정했고 이 중 940억여원은 이미 지급됐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이 사장은 이날 국토해양부에서 긴급브리핑을 갖고 “LH의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커지는 것에 대해 몸둘 바를 모르겠다”면서 “통상 공기업에서 성과급은 임금의 일부로 생각한다”며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이 사장은 “LH의 부채 때문에 (국민에게)피해를 주고 어려운 문제가 생기고 있다”며 “사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1천만원 성과급 지급에 대해선 “LH의 임금 수준은 13개 공기업중 꼴찌 수준이다. 임원들의 경우 급여 최대 10%를 반납하기도 했다”며 이해를 구했다.
다만 “통상 공기업의 성과급은 임금의 일부로 생각한다”며 “직원들의 입장에서는 생활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도 반납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맘이 든다”며 “사려 깊지 못했고 용서를 구한다”고 사과했다.
이 같은 이 사장의 조기진화에도 불구하고 LH공사의 성과급 잔치 논란은 한동안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정치권에선 LH부실 문제와 함께 성과급 지급 문제에 대한 이 사장의 책임을 적극 추궁할 태세다.
지난해 11월 ‘깨끗하고 투명한 경영에 앞장서 공기업 선진화의 성공모델’로 거듭나겠다는 ‘이지송 체제’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한 분위기다.
야당은 특히 적극적 공세에 발벗고 나설 방침이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이날 “필요하다면 국정조사를 실시해 청문회를 통해서라도 (LH부실문제의) 그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19일 민주당 박지원 비상대책위 대표도 “LH공사가 자금난에 부딪히면서 서민 주거 안정 기능이 중대한 국면 맞고 있다”며 “공사의 문제를 이대로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