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부담에 허리 휜다"..가계소득 대비 최고수준

2010-08-22     임민희 기자
가계 소득 대비 이자 부담이 관련 통계 작성후 최고 수준을 기록해 이자부담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소득은 355만1천746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7.7% 증가했지만 이자비용 증가율이 17.6%(7만7천522원)로 소득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이에 따라 소득 대비 이자비용 비율은 2.18%로 상승했다.

이는 한 달에 100만원을 벌면 이자만 갚는데 2만1천800원을 지출한다는 뜻이다.

2분기 이자비용은 물론 소득 대비 이자비용 비율도 해당통계를 조사한 2003년 이후 최고치다.

소득 대비 이자비용은 2분기 기준으로 2006년 1.68%(4만9천888원)에서 2007년 1.75%(5만3천712원)로 상승한 것을 시작으로 2008년 1.94%(6만3천611원), 2009년 2.00%(6만5천932원)에 이어 올해까지 4년째 상승했다.

통계청이 조사한 이자비용에는 주택자금 대출 이자가 대부분이고 카드 이자도 포함되지만 사업 목적의 가계대출 등은 빠져 있어 실제 이자 부담은 이보다 많다. 또 소득에서 사회보험료, 세금 등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을 기준으로 대비한 이자비용 비율은 더 높아진다.

소득 5분위별로 보면 올해 2분기에는 작년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4%, 1.0% 감소했던 1분위와 5분위의 이자비용이 크게 늘었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의 이자비용은 작년 2분기 2만403원에서 올해 2분기 2만3천632원으로 15.8% 늘면서 9.1%(4만3천894→4만7천909원)가 증가한 2분위의 증가율보다 높았다.

같은 기간 소득 상위 20%인 5분위는 21.9%(11만7천887→14만3천646원)가 늘어나면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3분위는 21.7%(6만3천779→7만7천609원), 4분위는 13.3%(8만3천654→9만4천777원)가 늘었다.

이에 따른 소득 대비 이자비용 비율은 3분위가 작년 2분기 2.15%에서 지난 2분기 2.45%로 상승하며 가장 높았고 4분위가 2.11%에서 2.23%로, 5분위가 1.79%에서 2.05%로 각각 높아졌다. 특히 5분위가 2%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다만 1분위는 이자비용이 늘었는데도 소득이 17.9% 늘어남에 따라 소득 대비 이자비용 비율이 2.26%에서 2.22%로 낮아졌고 이자비용 증가율이 가장 낮았던 2분위도 2.11%에서 2.10%로 소폭 하락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저금리에도 이자 비용이 늘어난 것은 가계대출 규모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가계대출(민간 비영리단체 포함) 잔액은 652조4천500억원이며, 올해들어 월별 증가율은 4.6∼5.3%로 기업대출 증가율인 -1.2∼3.1%를 웃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