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토지 공시지가 10년만에 첫 하락

2010-08-26     김미경 기자

부동산시장 침체로 작년 10대 그룹이 보유한 토지 공시지가 총액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닷컴은 공기업 및 민영화 공기업을 제외한 총수가 있는 자산 순위 10대 그룹 계열사(514개)의 토지 보유 현황을 조사한 결과, 공시지가 총액은 작년 말 기준으로 55조2천75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6일 밝혔다.

이들 그룹이 보유한 토지 면적은 1년 전보다 5%가량 늘어났음에도, 공시지가 총액은 2008년 말 55조2천810억원보다 0.01% 감소한 것이다. 10대 그룹의 토지 공시지가 총액이 전년 대비 하락한 것은 1999년 외환위기 당시 부동산 가격 폭락사태 이후 처음이다.

재무구조개선 차원에서 일부 토지를 매각한 금호그룹 전체 계열사(44개사)가 토지 공시지가 총액 2조6천291억원으로, 전년 대비 9.76%나 감소해 10대 그룹 가운데 가장 많이 줄었다.

이어 두산그룹(27개사)이 2조1천952억원으로 3.90%, LG그룹(55개사, 3조3천983억원)이 3.32% 각각 감소했다. SK그룹(84개사, 6조408억원)도 0.95%가 줄었다.

반면 '최고 땅부자'인 롯데그룹(67개사)의 공시지가 총액은 1.56% 늘어난 12조9천926억원이었고, 땅부자 2위인 삼성그룹(68개사)은 12조2천677억원으로 1.23%가 늘었다. 

현대차그룹(43개사) 역시 7조5천491억원으로 0.29% 증가했고, GS[078930]그룹(70개사)도 3조9천711억원으로 3.44% 확대됐다. 현대중공업그룹(17개사)과 한진그룹(39개사)도 0.19% 증가한 2조5천112억원, 2.09%가 늘어난 1조7천202억원으로 집계됐다. 

10대 그룹의 계열사별로는 롯데쇼핑의 공시지가 총액이 4조7천18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삼성전자[005930] 4조5천976억원, 호텔롯데 3조8천735억원, 삼성생명 2조7천77억원, 현대차 2조6천409억원 순이었다. 

회사별 보유 토지규모는 삼성에버랜드가 1천434만㎡(435만평)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이 현대자동차 1천316만㎡(399만평), 현대중공업 1천146만㎡(347만평), SK에너지 1천104만㎡(335만평), 기아자동차 928만㎡(281만평), 삼성전자 897만㎡(272만평) 순이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10대 그룹의 공시지가는 감소한 반면, 정부의 자산재평가 허용으로 상당수 대기업들이 토지 자산재평가를 실시함에 따라 장부가는 전년보다 평균 25.24%가 증가한 62조5천908억원을 기록했다. 

롯데그룹은 주력사인 롯데쇼핑이 3조5천721억원의 토지 재평가 차액을 기록함에 따라 토지 장부가 총액이 전년보다 103.52%가 증가한 17조3천506억원에 달했다. 현대중공업도 51.36%가 증가한 3조9천492억원의 장부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