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CJ, 또 두부전쟁..'강제응고' 위험?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두부 업계의 해묵은 감정싸움이 또 다시 재연되고 있다.
두부 시장점유율 5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풀무원과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는 CJ제일제당이 안전성 문제를 내세워 신경전을 벌이고 나선 것.
풀무원식품(대표 이효율)은 ‘전극판 강제응고 두부’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식품안전관리에 나서겠다고 31일 발표했다.
이미 선진국 일본에서는 전기판 부식 등을 이유로 사라진 방식인데, CJ제일제당 '행복한 콩' 등 일부 제품에 이 제조방식이 사용되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과 함께였다.
풀무원에 따르면 ‘전극판 강제응고 방식’은 두부를 만들 때 콩을 갈아 끓인 후 식힌 두유를 응고제와 혼합한 뒤, 두 개의 전극판을 두유액에 넣고 고압전류를 흘려 온도를 높이며 응고시키는 것이다. 대량생산이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전극판 사이로 흐르는 전류로 강한 자기장이 생기고 전극판이 심하게 부식돼 3~5년 주기로 교체해야 하는 위험성이 있다는 것.
풀무원은 다른 회사들과 달리 콩을 갈아 끓인 후 비지를 걸러낸 뜨거운 두유에 천연간수(무화학응고제)를 넣어 천천히 응고시키는 ‘가마솥 방식’으로 두부를 생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풀무원은 또 CJ제일제당이 임신부인 톱스타 고소영이 ‘행복한 콩 두부-기름 안 넣은 두부’ 신규 광고를 통해 두부팩에 들어있는 물(충진수)을 마시며 맛있는 표정을 짓는 것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했다. 두부를 위한 물일뿐 마시는 용도의 물이 아니고, 충진수가 자칫하면 임신부에게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두부업계 1,2위 업체간의 신경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CJ제일제당은 풀무원 제품을 겨냥해 '행복한 콩 두부'는 콩과 천연응고제 외에는 기름 한 방울도 넣지 않고 만든다며 차별화를 선포한 바 있다.
포장두부 대부분이 끓인 콩물에서 바로 응고제를 넣기 때문에 모양이 균일하지 않아 올리브유와 식물성 유지 등 기름을 사용되지만, CJ제일제당은 기름을 넣지 않는 ‘냉두유’ 방식으로 두부를 생산한다는 설명이다.
반면, 풀무원은 식물성 기름이 극소량 들어갈 뿐 인체에 해가 되지 않는 성분이라고 반박했다.
공교롭게도 지난 7월 CJ제일제당의 두부 신규광고가 전파를 탄 이후, AC닐슨 자료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포장두부 시장점유율은 6월 24.3%에서 7월 26.9%로 오른 반면 풀무원은 6월 51.7%에서 7월 49.7%로 떨어졌다.
실제로 대형마트 등에서는 CJ제일제당 두부 판촉사원이 풀무원을 의식하며 '기름 안 넣은 두부'라고 강조하고 있다.
때문에 풀무원이 전극판 문제를 거론하고 나선 것은 CJ제일제당이 시작한 '기름' 논쟁에 맞불을 놓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전극판으로 응고한 두부가 위험할 수 있다는 주장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아니면 말고 식'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비방한 것에 대해 소송을 걸 수도 있다"고 강도 높게 반박했다.
회사측은 일본, 미국에서 전극판 응고방식으로 두부를 생산하고 있으며, 전극판은 부식에 강한 티타늄으로 만들어 3~5년마다 교체해야 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주장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풀무원 또한 호락호락 물러나지 않을 기세여서 두 회사의 흠집내기 싸움은 지속될 전망이다.
문제는 이들이 자신의 제품만 안전하다면서 타사 제품을 비난하는 바람에 소비자들이 마음 놓고 두부를 먹지 못하는 심리적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식품 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 회사가 동업자 정신을 망각한 채 두부를 불안한 식품으로 몰아가는 바람에 제3의 업체들만 피해를 입게 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