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임원 스트레스 테스트.치료 의무화

2010-09-02     안광석 기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안광석 기자]삼성이 전 계열사 임원을 대상으로 심리검사를 받게 하는 등 과도한 스트레스에 따른 불상사를 막기 위해 체계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관심을 끈다.

삼성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그룹 차원에서 각 계열사별로 임원들에게 심리검사를 받도록 했다고 한다.

이는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임원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심리적인 압박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한 조치다.

최근 심리검사를 받은 삼성전자의 한 임원은 "여러 가지 항목을 통해 심리 상태를 면밀하게 분석하더라"며 "난생 처음 받은 심리검사가 낯설기는 했지만 자신의 정신건강을 진단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밝혔다.

그의 전언에 따르면 심리 검사는 집중력 테스트와 스트레스 내성도를 비롯한 심리적인 부분은 물론 약물 복용여부 등 종합적인 상태를 항목별로 깊이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일례로 집중력 테스트의 경우 연관성이 별로 없는 일곱 단어를 순서대로 외우게 한 뒤, 300에서부터 7을 연차적으로 빼 나가는 연산을 시키다가 갑자기 단어를 순서대로 말해 보라고 하는 식이다.

또 평소 잠을 잘 자는지, 따로 복용하는 신경계통의 약은 없는지 등의 생활습관도 면밀하게 체크됐다.

<삼성은 그룹 차원에서 계열사 임원을 대상으로 심리테스트를 실시 중이다. 사진= 연합뉴스>


삼성은 심리검사 배경에 대해 "직급이 높아지면서 업무 스트레스가 과도하게 높아지는 반면,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회사 차원에서 점검을 해보고 향후 인사관리 시스템에 적절한 트레이닝 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룹 안팎에서는 최근 삼성전자에서 일어난 부사장 자살 사건으로 인해 조직 구성원들이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을 그 주요 배경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 한 고위급 임원은 "실적발표 등 큰 일이 겹칠 때는 한밤중에도 전화받고 회사로 불려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2002년부터 사내에 '열린상담센터'를 운영하는 등 임직원들의 개인적 고충을 해소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또 삼성화재도 지난달 17일 심리 상담센터인 '마음누리'를 설치해 임직원들의 스트레스 극복을 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