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라마.낙타타고 전투하는 美軍(?)
2007-02-06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병사라면 몰라도 세계 최강, 최첨단을 자랑하는 미군에게 쉽게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다. 어떤 사람들에겐 `월남 스키부대', `스위스 해병대' 정도로 들릴 수도 있을 것이다.
미 정부의 기밀문서만을 골라 보도하는 블로그인 `시크러시 뉴스(Secrecy News)' 최신호는 미 육군 특수부대의 `야전교범'(2005년판.225 페이지 분량) 내용을 `폭로'하면서 미 육군 특수부대에선 `가축 활용법 '도 교육과정에 포함돼 있다고 소개, 화제가 되고 있다.
미 육군은 지난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 동물, 특히 가축을 이용해 군병력이나 전쟁물자를 실어나르는 등 전투에 활용하는 것을 사실상 공식 폐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트럭이나 항공기, 헬리콥터 등 현대적 수단들을 얼마든지 효율적이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미 육군 특수부대원들은 사막이나 산간오지에서 말이나 노새, 라마, 낙타, 코끼리 등을 이용해 물자를 나르거나 전투를 벌여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어 아직도 이를 교육하고 있다는 것이다.
표지에 `누설을 막기 위해 어떤 방법으로든 파기하라'고 적시될 정도로 엄격히 취급되고 있는 이 교범은 "가축 수송부대의 조직과 운용에 대한 기술을 제공한다"고 목적을 밝히고 있으며, 가축을 어떻게 다루고 먹이며 수송수단으로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 지 전문적인 내용과 기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낙타의 경우 못생겼고, 사람들에게 침을 뱉고 발길질을 하는 `고약한 동물'로 악명이 높지만 잘 다루면 아주 안전하다는 것.
노새도 아주 고집이 센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주 총명하고 뛰어난 자기보호감각을 갖고 있어 자기가 다칠 것이라고 생각하면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 설득시키고 지시해도 따르지 않는다고 교범은 지적했다.
또 라마는 짐을 실어나르기에는 아주 적격이며, 흔히들 성격이 원만하고 친절하고 사랑스럽다고 여기고 있는 코끼리도 실상을 그렇지 않다는 것.
교범은 어떤 환경에서 어떤 동물을 이용하는 게 효율적인 지에 대해서도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혹이 하나인 낙타는 600~700파운드(272~318kg)의 짐을 싣고 7~8시간동안 25~35마일(40~56km)밖에 갈 수 없지만 혹이 2개 달린 낙타는 1천파운드(454kg)의 짐을 싣고도 얼마든지 오랫동안 거뜬히 갈 수 있다고 교범은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