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PF, 금융부실 '시한폭탄' 부각

2010-09-08     송정훈 기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컨슈머파이낸스=송정훈 기자] 저축은행들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대출 부실화에 따라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휘청거리고 있다.

실제로 대형 S저축은행과 B저축은행 등은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향후 경영에 적신호가 켜졌다. 공적자금이 바닥 난 금융당국은 부실채권 회수, 인력 감축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설 계획이어서 저축은행업계의 재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7일 금융감독원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지난 6월말까지(2009년 회계연도) 105개 저축은행은 4천726억원의 손실을 냈다. 전년 동기 469억원의 소폭 이익을 낸 것에 비하면 대규모 적자로 전환한 셈이다.

이 기간 저축은행들의 총 자산이 12조4천억원 늘어났음에도 수익성이 크게 나빠진 것은 저축은행들이 보유 중인 부실채권에 대해 쌓는 충당금 전입액이 7천798억원이나 급증했기 때문이다.

PF채권을 자신관리공사에 매각함으로써 발생한 대출채권매각손실도 4천166억원에 달하는 등 PF관련 대출로 저축은행들은 1조5천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대형 S저축은행은 지난해 회계연도에 1천92억원이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적자규모 178억원보다 6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아직 실적발표를 하지 않은 B저축은행의 경우, 적자규모가 1천억원을 훨씬 넘어설 것으로 업계에서는 파악하고 있다.

이미 계열 C저축은행은 6월 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이 3%대로 떨어지면서 금감원의 경영개선권고를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경영난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두 대형 저축은행의 대규모 적자 배경에는 PF 대출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3월말 기준 S저축은행과 B저축은행의 PF 여신 잔액은 각각 9천753억원과 1조3천715억원이다.

이는 10개 대형 저축은행의 총 PF 여신 잔액 5조8천404억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치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업계에서 1천억원대 이상 적자는 매우 충격적인 것"이라며 "결국 PF부실에 따른 경영난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저축은행에 지원할 공적자금은 이미 바닥난 상태"라며 "앞으로 저축은행이 잘못되더라도 다른 금융기관에 인수 합병을 의뢰하는 방법 외엔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