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현대건설 독자인수로 ‘가닥’
2010-09-10 송정훈 기자
채권단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4일로 예정된 현대건설 매각공고를 앞두고 정몽구 회장이 이끄는 현대차그룹과 현정은 회장의 현대그룹이 치열한 인수전을 벌이고 있다. 범 현대가의 집안싸움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판세는 현대차그룹쪽으로 기울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대차그룹은 자금동원력에서 현대그룹에 비해 월등히 앞서 있고, 정몽준 의원이 최대주주인 현대중공업(회장 민계식)이 현대건설 인수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어 현대차가 사실상 인수를 확정한 것이나 다름없는 위치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의 예상 매각가는 3조∼4조원 사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 독자인수를 위한 풍부한 실탄을 확보했다. 그룹 주요계열사는 6월말 현재 4조6천억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 1조3천170억원, 현대캐피탈 9천159억원, 기아차 7천850억원 등이다.
반면 현대그룹의 현금성자산 규모는 약 1조원에 머물고 있다. 현대상선이 7천312억, 현대증권 1천750억원 등이다.
일각에서는 채권단이 우선협상자 기준을 아직 발표하지 않았고, 자금력에서 열세인 현정은 회장의 현대그룹이 국내외에서 재무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마지막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이 막판 변수이나 대세를 뒤집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인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고 범현대가에서 현대건설 지분 일부씩을 확보하는 선에서 현대건설 매각작업이 종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