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가격 하락속 전세가 '비상'

2010-09-12     안광석 기자
부동산 경기 침체로 수도권 아파트 값이 하락하고 있는 반면, 전셋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를 의미하는 전세가율이 4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2일 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전국의 평균 전세가격은 작년 말보다 4.9% 상승한 반면 매매가격은 1% 오르는데 그쳤다.

특히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의 매매가가 일제히 하락해 서울 2%(강북 2.3%, 강남 1.7%), 인천 2.4%, 경기 3.2%의 하락률을 보였다.

하지만 전세가는 서울이 3.7%(강북 2.9%, 강남 4.3%) 오른 것을 비롯해 인천과 경기도 각각 3.8%, 3.2%가 상승했다.

6대 광역시를 기준으로 할 때는 아파트 매매가는 3.6%, 전세가는 6.6% 상승했다.

아파트가격이 9.9%로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오른 부산도 전세가는 11.1%나 뛰었고, 대구는 매매가는 0.7%, 전세가는 3.4% 올랐다.

더욱이 최근 전세가격 상승률은 심상치 않다.

서울의 평균 매매가격은 8월9일 -0.1%, 8월16일 -0.1%, 8월23일 -0.1%, 8월30일 0%, 9월6일 0%로 약보합세를 면치 못했으나 전세가격은 같은 시점을 비교할 때 0%, 0.1%, 0.1%, 0.1%, 0.2%로 매매가와 격차를 넓혀갔다.

6대 광역시 매매가도 같은 시점에서 0%, 0.1%, 0.1%, 0.1%, 0.1%로 거북이걸음을 했지만 전세가는 0.1%, 0.2%, 0.1%, 0.2%, 0.2%로 토끼뜀을 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연구소장은 "신혼부부 등 전세를 필요로 하는 수요가 대부분 소형에 몰려 있는데 수도권 미분양 물량 중 71.4%가 대형일 정도로, 우선 물량이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또 "전세 기간이 끝나면 매매 수요로 일부 옮기기 마련인데 8.29 대책 등을 내놨음에도 주택 구입에 대한 확신이 없어 전세금을 올려주더라도 재계약한 뒤 시장을 관망하자는 실수요자도 많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은 55.7%로 2006년 10월(56.6%) 이후 4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파트 값이 1천만원일 때 전셋값은 557만원이라는 것으로, 수치가 높아질수록 가격 차이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전세가율은 12월 말 기준 1998년 50.8%였으나 1999년 59.4%, 2000년 65.7%, 2001년 68.9%, 2002년 65.3% 등으로 치솟으면서 아파트 값 폭등의 원인이 됐다.

가격 상승으로 그 비율은 2003년 60.5%, 2005년 57.1%, 2007년 54% 등으로 하향곡선을 그리다 작년 1~2월 각각 52.3%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만큼 매맷값과 전셋값의 격차가 벌어졌던 것.

글로벌 금융위기로 아파트 값 상승세가 꺾여 2009년 3월(52.4%)부터 전세가율은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완만하지만 꾸준히 높아져 최근 2006년 말 수준을 회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