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의 배신.."'골 때리는 아스파탐'"
요즘 만나는 친구들은 남녀장유를 불문하고 막걸리를 나눈다. 값도 싸고 맛도 좋고 술도 취하지 않으니 누구라도 부담없이 마실 수있어 명실공히 국민주가 돼 가고 있다. ‘언제 소주 한잔 하죠’라는 인사가 앞으로는 ‘언제 막걸리 한사발 하시죠’라고 바뀌어야 할 판이다.
막걸리는 ‘막 거른’ 술이라는 데서 유래됐다. 보통 술은 증류하거나 발효시켜 찌꺼기를 건져내고 맑은 부분만을 먹는데 막걸리는 맑은술을 떠내지 아니하고 그대로 걸러 짜서 빛깔이 불투명하고 곡식 특유의 맛이 배인 텁텁함이 특징이다.
막걸리의 재료는 잘 알려진대로 쌀로 지은 고두밥과 밀누룩, 물이 전부다. 순수한 자연재료다. 이 3가지 재료 만으로 감(甘-단맛) 산(酸-신맛) 신(辛-매운맛) 고(苦-쓴맛) 삽(澁味-덟은 맛)등 5가지 맛을 모두 내는 술이라해서 五味酒라고도 한단다.
전통막걸 리가 술임에도 웰빙 음식으로 각광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요즘 막걸리에는 쌀과 누룩 물외에 여러 첨가물이 들어간다. 기능성 식품인 복분자 인삼등은 논외로 치지만 아스파탐 구연산 젖산등 화학첨가물이 들어간다. 웰빙이라고 믿고 마신 사람들이 알고 나면 배신감이 커질 얘기다.
특히 어느 막걸리에나 들어 있는 아스파탐이 경계 요주의 첨가물이다.
국내에서 제조되는 막걸리의 99% 이상이 화학첨가물인 아스파탐을 사용 중이기 때문.
문제의 아스파탐은 일본의 아지노모토가 지난 1982년 개발한 인공 감미료로, 설탕보다 200배 강한 단맛을 내는 합성 첨가물이다. 이 같은 강력한 단맛 때문에 값비싼 설탕 대신 주류를 비롯해 인스턴트커피나 아이스크림 탄산음료 등 식품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아스파탐이 두통, 근육경련, 불면증부터 뇌종양, 알츠하이머 등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쏟아지면서 안전성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더욱이 아스파탐은 소량 섭취했을 경우에만 안전성이 입증될 뿐, 장기 복용에 따른 위험성은 확인된 적이 없어 소비자들의 경계심이 높다.
진로와 롯데주류 등 소주업체들도 오죽하면 아스파탐 사용을 자발적으로 중단했을까?
막걸리에 아스파탐을 첨가하는 것은 단맛을 강화하고 유통기한을 늘리려는 목적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인의 입맛이 단 맛에 길들여진 때문인지? 막걸리 업체들이 기술부족으로 자연재료만으론 감칠맛나는 막걸리를 만들지 못하기 때문인지?
조상들은 쌀 누룩 물 이 3가지만으로도 5가지의 맛을 냈다고 하는데 과학과 기술로 무장한 현대적 제조법은 단 1가지의 맛도 제대로 구현못해 화학첨가물로 대체하는 것인지?
원인을 알 수는 없지만 여하튼 웰빙이라 믿고 마신 막걸리에 화학첨가물이라니..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
한때 감칠맛의 대명사로 명성을 날렸던 MSG(글루타민산나트륨. 화학조미료)가 건강의 유해성 논란 때문에 시장에서 거의 퇴출됐듯이 막걸리도 감칠맛 내는 아스파탐 때문에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는 일이 벌어지지는 않을까?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