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기] 러시아 발레 안무의 거장 유리 그리가로비치 기자간담회
국립발레단과 볼쇼이발레단 합동공연 발레 ‘라이몬다’
9월 16일 오후 12시 프레스센터에서 발레 ‘라이몬다’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유리 그리가로비치(통역:김엘레나)를 비롯한 국립발레단 단장 최태지, 국립발레단 단원 김주원, 김지영, 이동훈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한‧러 수교 20주년 기념 공연으로 무대에 오르는 정통 클래식 발레 ‘라이몬다’는 세계적인 명성과 실력을 갖춘 러시아 볼쇼이발레단과 합동무대로 선보여 더욱 관심이 조명되고 있다. 세계의 무대에서 급격하게 성장한 한국무용수들과 러시아무용수들의 실력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다. 이 작품은 9월 25일부터 30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최태지 단장은 유리 그리가로비치를 소개하기 위해 먼저 입을 열었다. 최태지 단장은 “유리 그리가로비치 선생님은 10년간 5편의 볼쇼이발레단 레퍼토리를 보내주셨다. 그동안 국립발레단 발전에 많은 힘이 되어 주셨다”며 “발레 ‘스파르타쿠스’를 무대에 올릴 때는 2달 간 직접 지도해주셨다”고 밝혔다.
팔순을 훌쩍 넘긴 최고의 안무가 유리 그리가로비치는 비행을 마치고 곧장 도착해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일본과 터키 콩쿠르를 마치고 돌아와 피곤한 상태다. 이어 중국으로 갈 예정”이라며 “발레가 유럽에서 시작됐지만 여러 콩쿠르에서 한‧일‧중 출신들이 수상하고 있다. 이는 동양에서 클래식 발레에 대한 관심이 상승되고 있음을 증명한다”고 전했다.
국립발레단에 대해서는 “한국무용수들은 무용에 대한 관심이 높고 열심히 해 높게 평가한다 ”며 “콩쿠르 주니어 부문에서 발레학교 출신들이 많은 추세다. 발레학교가 설립돼 좋은 무용수를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발레학교 설립이야 말로 극장운영에 있어 큰 이슈”라고 덧붙였다. 세계에서 한국발레의 위상에 대해서는 “전 세계 어떤 무대에 서도 손색이 없을 만큼 수준이 높다”며 “국립발레단과의 작업이 항상 만족스럽고 이번 작업 역시 즐거운 시간들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발레 ‘라이몬다’는 1898년 클래식 발레의 거장 프티파의 생애 마지막 걸작이다. 1984년 유리 그리가로비치가 이를 새로운 버전으로 재창조해 스펙터클한 무대를 선사한 바 있다. 유리 그리가로비치는 “프티파 기존 작품에서 좋은 부분은 살리고 잊히거나 구전되지 않은 부분은 수정‧보완해 완성했다”며 이번 작품이 볼쇼이발레단 버전 그대로라고 설명했다.
유리 그리가로비치는 2008년, 고령임에도 ‘로미오와줄리엣’에서 열정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그는 “열정은 미래에 관한 관심이 아닐까? 일을 사랑하면 가능한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예술관과 관련해 “예술은 인간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대대로 넘겨주면서 영위하는 것이 사람의 본능이고, 이것이 곧 예술이 아닌가”라고 밝혀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국립발레단 단원들도 소감을 전했다. 김주원은 “클래식 발레 중 여자 무용수들에게 고난이도 작품으로 세 손가락 안에 꼽는다. 힘들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고, 이어 김지영은 “유리 그리가로비치 선생님께 안무적으로도 그렇지만 대화 속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운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동훈은 “여러 작품을 접했지만 이 작품이야말로 정통 클래식 대작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부담됐지만 공연을 잘 마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