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구본준호' 출범..향후 과제는?
2010-09-17 안광석 기자
남 부회장의 자진사퇴에 대한 배경이 스마트폰을 비롯한 휴대폰 분야의 실적부진으로 평가되는 상황에서 구 부회장이 어떤 리더십으로 위기를 돌파할지 주목된다.
구 부회장은 오너이자, 전문경영인으로서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스마트폰 사업을 중심으로 전 분야에서 LG전자의 쇄신과 분발을 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갑작스런 사령탑 교체 배경은 실적부진
안정을 중시하는 LG의 기업문화를 감안하면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의 CEO를 연말 정기인사 이전에 교체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조치다.
남 부회장 본인도 지난 7월 “LG전자 인사 및 조직개편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남 부회장이 스스로 자리를 내놓고, 그룹에서도 이를 즉각 받아들인 것은 현재 LG전자의 사정이 그만큼 절박하다는 방증이다.
앞서 남 부회장의 스마트폰 대응전략 실패로 LG전자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0%나 하락하는 수모를 맛봤다. 또 3분기에도 실적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끊임없는 남 부회장은 줄곧 경질설에 시달려왔다.
특히 하반기 핵심분야로 떠오른 LG 스마트폰 ‘옵티머스’ 시리즈는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갤럭시S’와 애플 ‘아이폰’ 등은 고사하고 팬택의 ‘베가’에 비해서도 확실한 비교 우위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남 부회장의 퇴임을 바라보는 시장의 반응은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실세로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LG전자의 사령탑 교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며 23일 만에 10만원대를 탈환했다.
◆구본준은 '시장을 선도하는 열정의 CEO'

지난 2007년 LG상사 대표이사를 맡기 전까지 약 25년간 전자계에 몸담아 왔다.
기술력과 제품에 대한 높은 관심과 이를 바탕으로 한 시장선도의 열정이 강한 최고경영자로 알려진다.
구 부회장의 적극적 리더십은 LG필립스LCD 대표이사직 시절 잘 나타난다.
구 부회장의 진두지휘로 지난 2006년 세계 최대규모 파주 LCD 클러스터가 2년 만에 구축됐다. 이는 세계에서도 유례없는 추진 속도다.
또 과감한 투자로 4년 만에 전세계 TFT-LCD 세계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르는 등 현재 LG의 디스플레이 사업이 세계 일등으로 도약하는 성공 토대를 마련했다.
2007년 LG상사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에는 사람을 변화에 가장 능동적이고 미래지향적 가치를 지닌 자산으로 강조했다.
적극적 도전이 권장되는 환경에서 개인과 조직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창의와 자율이 숨 쉬는 조직문화 구축에 역점을 둔 것.
이에 따라 취임 첫해인 2007년 584억원에 그쳤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1천615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477억원에서 1천42억원으로 두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매출이 5조 3천610억원에서 4조3천160억원으로 줄어드는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 주목된다.
◆조직쇄신 불가피할 듯
구본준 부회장이 새사령탑을 맡긴 했으나 그에게 주어진 과제는 만만하지 않다.
우선 최근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는 스마트폰시장에서는 1년 이상 뒤쳐진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비록 최근 세계시장을 타겟으로 삼은 전략 스마트폰 ‘옵티머스원’을 출시했다고 하나 국내 경쟁사 스마트폰에 비해 사양이 떨어지는 감이 없지 않다.
이에 따라 세계시장에서 통할 지 여부는 업계에서도 논란으로 남으면서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상황이다.
동시에 주력사업인 TV 부문 역시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고 소니의 공세에 2위 자리마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구 부회장은 사실상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해야 할 필요성에 직면해 있다.
향후 구 부회장은 무엇보다 실적이 부진한 휴대폰 부문을 중심으로 한 인적 및 조직 쇄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